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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노예와 줄기세포
마르크스는 쿠데타로 황제가 된 나폴레옹처럼, 역시 쿠데타로 새로운 황제가 된 그 조카 루이 보나파르트를 두고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역사는 두번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또 한번은 희극으로.” 아무리 비장한 사건이라도 두 번째 반복될 때는 처음의 비장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일 게다. 그래서인지 박정희와 달리 전두환은 고등학생들의 입에서도 비장한
글: 이진경 │
일러스트레이션: 신용호 │
200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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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재미 찾는 사회
언제부턴가 주위에서 ‘재미없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런 ‘과’(科·발음대로라면 ‘꽈’)만 주위에 분포된 건지,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그런 건지는 확인할 길 없다. 그렇지만 ‘직장인보다는 재미있게 산다’고 자부하는 내 입에서도 이틀에 한번쯤은 이런 말이 나오는 걸 보면 후자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근거 하나 더. 원고를 청탁받을 때의 주문도 ‘쉽고 재밌게
글: 신현준 │
20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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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태엽 감는 전쟁
모든 종류의 전쟁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끔찍하게 비인간적이다. 그런 전쟁에도 최소한의 합의가 있다면 민간인과 전쟁포로 또는 부상병과 환자에 대한 인도적 대우이다. 전쟁에서 인도주의를 구하는 이 어려운 문제는 1863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창립과 함께 국제적인 논의가 시작되어 1929년 2개의 제네바협정, 1949년 4개의 제네바협정의 체결로 공고
글: 유재현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
200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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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공산품의 길
종일 아이를 보는 토요일. 내 몸을 짓밟으며 공룡 놀이를 하던 김단과 김건이 잠시 다른 놀잇감을 찾아 물러간 틈을 타 텔레비전을 켠다. 연속극, 스포츠, 쇼, 미국방송, 일본방송, 중국방송…. 버릇대로 이리저리 리모컨 서핑을 하다 눈에 밟히는 얻어맞는 고딩의 클로즈업. 숏이 바뀌고 H.O.T가 카메라 앞에 바짝 다가와 팔을 휘젖는다. H.O.T가 왕따를 노
글: 김규항 │
200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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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개봉박두! 버라이어티 장르영화 <김우중>
90년대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한 적이 있다. 먼길을 오셨는데, 마침 내가 시간이 없어서 만나 드리지는 못했다. 이때를 맞춰 대우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량 물량공세에 나섰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봐도 “데∼우, 데우 운트 두”(대우, 대우와 너)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한적한 동네 귀퉁이 벽에도 대문짝만한 대우 광고가 붙어 있었다. 대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신용호 │
200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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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백수 궁상
녀석이 ‘취직’이란 걸 했다. 취직이란 단어하고는 도통 거리가 멀어 보였던 놈이기에 짝짝짝. 3년 동안 곁에서 ‘시중’을 들어준 놈이라 박수 한번 더. 정말 ‘시중들었다’고 말한다면 ‘섭하네’라는 말이 입 속을 뱅뱅 돌겠지만, 10년 나이 많은 사람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트레스였음을 낸들 왜 모르랴.
“당신 뭐하는 사람인데 시중드는 사람까지 있었어
글: 신현준 │
200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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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죽음과 함께 살기
서너달 전인가, 가까이 지내는 비구니 스님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소문으로 들었다. 며칠 전 그분을 만났을 때, 병원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 때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진단을 했던 의사는 어느 부위에 악성종양이 있는데, 그것이 언제쯤 생겨나 지금은 어느 정도 크기로 자라고 있다면서 얼른 그걸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스님은 그 얘기를
글: 이진경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
200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