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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지난 주말,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연락이 끊긴 지 제법 오래인지라 반가움이 앞섰다. 우리는 안부를 나눈 뒤 서로의 새 일터에 대해 이야기했고, 한참 뒤에야 친구는 어렵게 용건을 밝혔다. 대학원에 진학한 지 1개월도 채 안 돼 지도 교수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것. 잠자리 요구를 거절하고 나니 더이상 조교로 머물 수가 없더라는
글: 김민경 │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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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말걸기의 기술
연애의 기술은 말걸기에서 출발한다. 몸으로, 말로, 글로.
며칠 전 회식 자리였다. 소맥, 양맥 칵테일 이어달리기로 사위가 혼미해진 게 대략 새벽 2시. 낼 후회하기 전에 지금 집으로 가야 해, 라고 아득한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건만 발걸음은 후배가 앞장선 클럽으로 향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살아남은 자는 남2 여2. 대충 어색한 몸놀림이 시작된 지 10분
글: 이성욱 │
20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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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팬심의 딜레마
일 디보 내한 공연에 갈 기회가 있었다. 초대에 의해서였다. 팝페라가 취향이 아니어서 일 디보 노래는 한곡도 들은 기억이 없다. 공연장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도착해보니 외벽에 실물 크기를 넘는 대형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국적도 궁금하지 않은 지상 최대 느끼남 4인조. 개중 누가 제일 느끼한가를 두고 동행한 후배 기자 K와 떠들며 웃었다. 우리는 R석
글: 박혜명 │
200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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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남주 알아보는 법
로맨틱코미디를 보면, 여자주인공이 가장 티격태격 싸우는 상대가 남자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같은 사랑이야기라고 해도 멜로드라마와 로맨틱코미디가 다른 점은, 눈물을 줄 것인지 웃음을 줄 것인지에 있고, 로맨틱코미디의 전통을 시작한 스크루볼코미디에서 이미 ‘싸우다가 정드는’ 남녀 주인공 캐릭터는 탄탄히 자리잡았다. 아니, 그 시작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글: 이다혜 │
200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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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마지막 숙제
<그놈 목소리> 시사회였다. 우연히 마주친 한 영화인은 “이동국, 영국으로 가서 서운하겠다”라고 말했다. 언젠가 그에게 “기회가 된다면 이동국 다큐를 찍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미들즈브러에 입단했고 ‘목욕탕에서 처음 만나 사인을 받고 축구를 결심하게 한 가장 존경하는 선배 황선홍’이 달던 18번을 배정받은 이동국의 사진을 보
글: 김수경 │
200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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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최도영과 하우스
며칠 전, 극장쪽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다가 장안의 화제인 드라마 <하얀거탑> 얘기가 나왔다. 그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장준혁(김명민) 지지자들이거나 최도영(이선균) 안티였던가 보다. 요지는 이거였다. 이론상으론 장준혁이 나쁜 놈인 건 맞는데(나쁘다는 표현이 타당한지는 따지지 말자), 번번이 그에게 태클을 거는 최도영이 짜증난다는 것이다
글: 신민경 │
200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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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낳아놓긴 했지만
29년 전 이맘때의 어느 날, 중구 신당동의 안정순씨(당시 나이 32살)는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뱃속의 아이가 산도 밖에 머리를 들이민 지 한참이 지나도록 빠져나오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격렬한 아픔에 터져나온 비명은 쇳소리를 냈고, 악물고 있던 이빨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잠시 후회하고 있었다. 제왕절개를 권유한
글: 강병진 │
200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