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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감독 김기덕, 평론가 정성일의 꼼꼼 분석, <빈 집>
생각해보면 김기덕 영화 속 인물 대부분이 제대로 된 집에서 살지 않는다. 물 위에 부유하거나 한강다리 혹은 차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괴롭히며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결국은 그 괴로운 공간으로 되돌아온다. 마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행위를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머물 곳이 아니라 머물 사람, 먹을 것을 차려주고
글: 조성효 │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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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전쟁과 군대의 어리석음을 비웃어주마, <더티 더즌>
사형수나 무기수에게 감형이나 사면을 조건으로 불가능한 작전에 가담하게 만든다. 이것은 관객 1천만을 돌파한 <실미도>의 내용이다. 로버트 올드리치 감독이 1967년에 만든 <더티 더즌>의 내용도 위와 같다. 차이가 있다면 <실미도>는 민간인 죄수가 그 대상이라면, <더티 더즌>은 군 형무소에 갇혀 있는 죄수들이
글: 류상욱 │
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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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정말 참을 수 없다, 그와 그녀, <참을 수 없는 사랑>
우리는 작가 역을 맡은 코언 형제에게 익숙해져 있다. 그럴 때 그들은 1970년대 미국 작가 노선의 후예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간혹 시대를 건너 장르의 거장들이 활약하던 시절로 떠나기도 하는데, <참을 수 없는 사랑>이 그런 경우다. 둘은 기존 작업방식과는 달리 타인의 원작을 각색했으며, 제작과정에서도 스튜디오의 요구가 상당수 작용했음이
글: 이용철 │
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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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지브리 스튜디오의 원형,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감독 작품(<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이나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첫 작품(<천공의 성 라퓨타>)은 아니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출발점이자 원형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작품이다.미야자키가 오랫동안 애니메이션화를 기획했던 <전국마성>과 &l
글: 김태진 │
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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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살아 숨쉬는 스크루볼코미디의 진수, <연인 프라이데이>
1929년의 대공황과 번잡한 도시생활에 지친 미국 사람들은 구식 이야기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현실을 다룬 이야기가 필요한 그들에게 스크루볼코미디 장르가 다가간 건 당연한 순서였다. 스크루볼코미디를 신문을 펼치면 바로 나오는 사건 보고서로 해석한다면 <연인 프라이데이>는 그 정점에 해당한다. 하워드 혹스가 <베이비 길들이기>(1938
글: 이용철 │
200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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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어린 시절엔 몰랐던 재미, <루니툰 골든 컬렉션>
<비비스와 버트헤드> 이전에 성격파탄자 대피 덕이 있었고 계속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던 ‘이언 플럭스’의 설정 이전에 <로드러너>의 진정한 주인공 코요테의 죽음이 있었다. 치토스 CF에 등장하던 체스터도 코요테에서 캐릭터를 빌려온 것을 보면 <루니툰>은 분명 수십년도 전에 MTV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회당 7분 분량으로
글: 심은하 │
200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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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문제적 감독의 작품, 무삭제로 보는 즐거움, <스위밍 풀>
프랑수아 오종은 작가로서의 야심을 숨기려 하다가 얕은 속을 스스로 드러내는 새침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현재 프랑스 작가영화의 하부구조 혹은 그것과 대중영화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대의 누군가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을 보는 건 항상 흥미로운 일이다. 당연히 그에게서 선배작가들이 도달했던 영역을 기
글: 이용철 │
200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