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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바보처럼 살아봐봐봐!
지리산으로 들어갈 때, 내가 꾸린 몇권 안되는 책 중에 제자 우스펜스키가 기록한 구르지예프의 전기가 들어 있었다(물론 <씨네21>은 한권도 들고 가지 않았다. 산에 책을 들고 들어가는 사람들 중에 <씨네21> 같은 잡지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불쏘시개로 영 적당치가 않기 때문이다. 보기에 심히 좋으려다보니, 하기에 심히 나쁜 짓을 많이
글: 최보은 │
20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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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선술집 한줌 햇살의 기적
내가 달라지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다 떠내보내거나 그들이 스스로 떠나간 뒤에도, 나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평생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던 마음의 눈을 뜨자 모든 것이 살아 일어났고, 닫혀 있던 귀가 열리자 말의 기계적인 개념을 넘은 진실의 소리들이 들렸다.
당시 나는 장사가 안돼 몇년째 비어 있던 친척 소유의 한 선술집에서 생활했는데, 하루하루가 경이로
글: 최보은 │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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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가짜인데 맛있다고?
체제의 부품으로서의 내가 모범생이 아니었던 탓에 치욕과 모멸을 수시로 감당해야 했었다면, 그 강고해 보이던 체제가 알고 보니 워쇼스키 형제가 마치 우주의 계시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적확히 묘사한 가상현실, 매트릭스에 다름 아닌 것을 깨달은 것도, 모범생이 아니었던 덕분이었다.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부조리하고 비이성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글: 최보은 │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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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내 안에 다 있다
오늘은 좀더 재미없는 소리를 늘어놔보겠다(재미있게 써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편집장 골탕먹이기 작전 제2탄, 빵빠라밤~~).
<시크릿: 성공한 1%의 비밀>인가 하는 한국어 제목으로 출시된 다큐멘터리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그것을 이루어준다고 주장하는 이 다큐는 다분히 할리우드적인 성공학 강의이긴 하지만, 일말의
글: 최보은 │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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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가짜 목걸이? 떼어먹어!
편집장이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써달라고 난리다. 젝일슨. 자신의 평생이 걸린 어떤 이야기를 하는데, 편집장 생각은 오로지 부수확장, 광고수입 증대를 통한 편집장 입지구축 내지는 잡지쟁이로서의 명성 또는 자존심 유지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만약 내 글이 진실이라면, 그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는 과연 관심이나 있는 걸까? 내 글이 진실이라면, 대다수 사
글: 최보은 │
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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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우리들은 식인종이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게 잇따라 일어난 여러 가지 변화들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었던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당시에도 그랬고, 이 연재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그랬지만, 나는 이 모든 얼토당토않게 들리는 이야기들을 이렇게 정색하고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믿지 않을 걸 알고 있었고, 믿게 할 필요도 없었기 때
글: 최보은 │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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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나는 게임상의 캐릭터였다
의자가 내게 말을 건 뒤로, 내가 맨 처음 행동에 옮긴 것은 보험을 해약하는 일이었다. “살아야 할 오늘은 있어도 대비할 미래란 없다”는 사실도 사람 아닌 어떤 존재와의 대화를 통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보험금을 찾아서 어떻게 했느냐 하면, 쇼핑백에 현찰로 담은 다음, 피시방에 가서 원없이 게임을 하고, 낮에는 순두부와 자장면, 볶음밥, 라면,
글: 최보은 │
200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