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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마네킹 세대의 서울
나는 거리가 잘 보이는 카페의 테라스가 싫다. 보도보다 한발 정도 높은 나무 바닥에, 스테인리스 소리 챙챙거리는 의자에 앉아, 라테를 마시며 책을 보고, 음악을 듣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광경이 좀 밉다. 길을 걷더라도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고, 시야에 들어오면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특히 홍대 앞 C, 논현역에서 강남역으로 가는 길 오른쪽의 J,
글: 정재혁 │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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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정상을 추구하는 비정상적 작업
“엄청 젊어지고 싶다거나, 엄청 예뻐지고 싶다는 이유가 아닙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담당하면서 본 십수편의 영화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네덜란드의 잡지 모델 출신 서니 베르히만 감독이 만든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오버 더 힐>이다. 이 다큐는 다큐로서의 화법이나 만듦새 관점에서 보자면 할 말이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소재다. <오
글: 박혜명 │
200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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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생각대로 하면 되고
요즘 나의 노래는… ‘되고송’이다. 그 잘나신 얼굴로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면 근심이 사라진다. 후렴부는 주문처럼 입에서 맴맴 돌고 심지어 개사까지 내 멋대로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의학적으로 음악치료가 있다던데 혹 이런 효과일까. 장동건이 한 이동통신 CF 광고에서 부른 ‘되고송’은 이상한 힘이 있다. 따라 부르는 것만으로도 긍정의 힘을 발산한다.
글: 심은하 │
20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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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신부님의 강추 영화
존 휴스턴 영화제에서 <야생마>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미스피츠>(The Misfits, 1961)를 봤다. 마릴린 먼로의 유작으로 막 이혼한 로즐린(마릴린 먼로)이 늙수그레한 카우보이 게이(클라크 게이블)와 네바다주 리노의 황야에서 지내는 얼마간의 날들을 그리고 있다. 예전부터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던 이유는 바로 베네딕도
글: 주성철 │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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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영화를 본다는 것
시네마테크 부산이 기획한 다섯 번째 ‘월드 시네마’ 상영회에서 3월의 마지막 주말을 보내는 호사를 누렸다. 해운대에 흐드러진 벚꽃이, 서울 사는 내겐 올해 첫꽃인 셈이라, 둔감한 마음도 왈칵 붉어졌다. 우쭐해져 돌아왔더니 그새 서울에도 목련과 개나리가 속임수처럼 당도해 있다. 봄의 북상과 나의 짧은 여정이 정확히 엇갈린 셈이다. 그 미묘한 위화감은, ‘월
글: 김혜리 │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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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밤과 낮>
그녀는 <밤과 낮>을 보자고 했다. 아니, 도대체 왜? 나름 데이트라면 데이트인데, 홍상수의 영화가 웬말인가. 영화를 보는 동안 그녀는 영화 속의 남자에 빗대어 옆자리에 앉은 나를 간볼 게 분명했다. 너도 똑같잖아. 너가 아무리 입에 침바른 소리를 해봤자 저 남자랑 다를 바 없는 거 아냐?(알면서 왜 그러시는지). 그렇다고 내가 그녀를 홍상수의
글: 강병진 │
20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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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대통령 배틀
“카메론 디아즈 인터뷰해봤어? ‘그건 부적절한 질문이군요’로 일관하지. 최악의 인터뷰이야.” “러셀 크로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더군. 술집에서 싸움박질하지 말라고 스튜디오가 세트 안에 바를 만들어준 배우치고는 말이야.” “누가 뭐래도 톰 크루즈가 최고야. 어쨌건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미소를 잃지 않는단 말이지.” 나와 같은 직업을 지니고 다른 땅에서 일하
글: 오정연 │
2008-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