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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이응준 <화산고> 무술감독
자장면 한 그릇이 300원 하던 시절, 2만5천원이라는 거금을 들고 까까머리 이응준(35)은 친구 녀석과 함께 강릉발 청량리행 새벽열차에 몸을 실었다. 손에는 때가 꼬질하게 묻은 쿵후 교본 한권을 든 채, 교본에 적힌 대로 도장이 있다는 인천의 소래포구로 가는 중이었다. 그로부터 8시간 뒤 우여곡절 끝에 소래포구가 있다는 논현동까지 온 그들은 도장이 아닌
200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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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꽃섬> <피도 눈물도 없이> 미술감독 류성희
“미술감독은 언제나 감독의 세계관 안에서 숨쉬고 사고하는 자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해 감독의 비전을 표현하며 그러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즐길 줄 아는 자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장인의 손, 예술가의 마음, 디자이너의 머리가 필요하다”는 로버트 보일(히치콕 영화 <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마니> <도주자>
200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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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김홍집, <와니와 준하> 음악감독
93년 여름, “정말 재밌는 것은 일로 하지 말고 취미로 남겨두라”는 극중 영민의 말대로라면 코스모스 졸업생 김홍집(33)에게 음악은 일로는 택하지 말아야 할 분야였다. 졸업이 눈앞에 닥친 대개의 신방과 졸업반 학생들이 그러하듯이 그 역시 한문책과 상식사전에 파묻혀 살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암기과목이라면 두드러기가 돋던 그가 한자를 외우고, 대부분 그의
200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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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사이버의 바다로 오세요!
이혁상(28)은 웃음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거절할 때나 승낙할 때나 웃음이 먼저다. 그의 말마따나 호텔 지배인이나 식당 주인을 했어도 썩 잘 어울릴 얼굴이다. 정작 본인은 그런 성미 덕분에 일거리를 등에 짊어지고 산다고 엄살이지만, 상대는 그의 웃음 덕분에 참 편안하다. 그가 영화제를 지킨 게 올해로 삼년째. 들고 나는 스탭이 많은 영화제 현장에서 3년
200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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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사람냄새 풀∼풀∼ 납니다
이 사람을 스탭난에 싣는 건 어쩜 매우 실례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99년 연극 <오늘>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고, 서울 정도 6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타임캡슐에 묻힌 화제의 공연 <불 좀 꺼주세요>의 주인공으로 장장 1년11개월 한 무대에 오른 그는 연극계에서는 얼굴 하나로 명함을 대신할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 그
200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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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영화보다 먼저 만나요
이관용 <고양이를 부탁해>의 디자인이 영화는 참 이상한 영화다. 가뜩이나 경계가 불분명한 나의 일에 ‘장소 섭외’까지 천연덕스럽게 끼워놓았다. 그런데도 난 별 군말이 없다. 이것 저것 쌓이고 쌓여 끝이 보이지 않는 일도 언젠가는 끝이 날 걸 알고 있어설까? ‘디자이너’라고 명함에 박힌 고상한 이름씨 뒤엔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일이 있다. 특히
200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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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대장정의 숨은 공신들
황톳빛 모래와 작열하는 태양으로 달궈진 사막에서 귀향을 꿈꾸며 끝없는 싸움을 치러야했던 고려의 무사들. 이들의 거칠고 고단한 숨결을 담은 <무사> 뒤에는, 이들 못지않게 힘겨운 강행군을 견뎌야했던 또다른 ‘무사’들이 있었다. 바로 김성수 감독의 지휘 아래 뜨거운 사막과 혹한의 바닷가를 누빈 한·중 양국의 스탭들이다. 지난 9월 한국을 찾았던 장
200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