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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사실은 만들어진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없는지 알고 있다.” 전주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트루맛쇼>는 이런 대사로 시작한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감독은 직접 일산에 식당을 차렸다. 듣자하니 식당의 내부는 ‘몰카 친화적’ 인테리어로 디자인됐다고 한다. 곳곳에 숨은 몰래카메라는 맛집이 탄생하는 방송의 창세기를 보여준다. 물론 거기에는 방송을 위해 동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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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상상의 그림
‘엔데버호’가 퇴역함으로써 우주왕복선 시대가 막을 내리는 모양이다. 그동안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스페이스 셔틀의 사고확률이 몇 백만분의 1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그것은 예산을 따내기 위한 거짓말이었을 뿐 실제로 사고확률은 몇 백분의 1이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모두 여섯대의 우주왕복선(엔터프라이즈, 콜롬비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아틀란티스, 앤데버)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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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새 시대의 시각적 상징은…
바우하우스가 없었다면 책상, 의자, 전등, 가구 등은 지금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바우하우스는 현대 산업디자인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초기에 그것은 산업디자인보다는 전통적 공예운동에 가까웠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로 생산된 공산품들의 조악한 외관을 시각공해로 여겼던 윌리엄 모리스는 추악한 기계생산에 새로운 공예의 정신으로 맞서려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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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죽음을 향하는 욕망
‘십자가 시신’은 성화에 묘사된 예수의 죽음과 유사했다. 5월1일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한 폐채석장에서 전직 택시기사 김모(58)씨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채 발견됐다. (…) 김씨의 양손은 십자가에 매달려 있고 양발은 십자가 앞쪽에 놓인 나무판에 못 박혀 있다. 오른쪽 옆구리에는 식칼에 찔린 상처가, 머리 위에는 가시면류관이 있다. 예수와 함께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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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가장 진지한 독서는 화장실에서 이루어진다. 그곳에선 따로 도모할 일이 없기에, 번잡한 관심에서 해방되어 완벽한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실에 들고 갈 책을 선정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서가에서 책 고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압력도 증가하지만 그렇게 증가한 압력은 뒤에 증가된 쾌감으로 돌아오기에, 인내에 따르는 그 참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궁극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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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건축의 조건
예전에 여기에 썼던 글을 지우기 위해 쓴다. 언젠가 이곳에 플라톤의 ‘코라’(chora)를 주제로 한 데리다와 아이젠만의 건축 프로젝트에 관해 쓴 적이 있다.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구상을 담은 한권의 책으로 남았다. 이 프로젝트의 발주자는 뒤에 “두 사람은 애초에 건축을 지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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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잃어버린,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시적 능력
젊은 시절 칸딘스키는 모스크바 대극장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보다가 결정적 체험을 한다. 새로운 관현악 속에서 “나는 정신 속에서 내가 가진 모든 색을 보았다. 바로 눈앞에서 광폭한 선들이 거의 광기에 가까운 드로잉을 이루었다.” 이렇게 음향에서 색채를 보는 능력을 ‘공감각’(synaesthesia)이라 부른다. 역시 공감각을 지녔던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