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씨 vs 건달] 아저씨,<비밀투표>를 보고 선거와 투표를 생각하다 대통령선거가 내일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독자들이 이 글을 읽게 될 시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 글이 실린 <씨네21>이 가판대에 꽂혀 있을 즈음엔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이 누구인지 판가름나고도 며칠이 지나 있을 것이다. 나는 처음에 대선 결과를 보고 나서 그 느낌의 한 자락을 이 2002-12-26
- [아가씨 vs 건달] 아저씨가 영화 <해안선>에 부여한 의미 한 토막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을 보다가 소설가 박완서씨의 수필 한 대목을 떠올렸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글이어서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으나, 얼추 이런 뜻이었다. 자신은 아들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아들이 의과대학엘 들어갔다는. 우리 사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회에서 의사는 큰 존경과 높은 수입을 누리는 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 자식이 의 2002-12-13
- [아가씨 vs 건달] 아저씨,<바람이 우리를....> 키아로스타미와 조우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를 처음 보았다는 고백은 자신이 왕초보 무비고어(moviegoer)라는 자백일 터이다. 최인훈이나 황석영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는 고백이 자신이 왕초보 독서인이라는 자백이듯.<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를 봤다. 이 소문난 이란 시네아스트와의 첫 대면이었다. 황홀경의 기대로 너무 들뜬 채 영화관엘 들어간 탓인지, 그만그만하 2002-11-28
- [아가씨 vs 건달] <본 아이덴티티>의 주무대 파리에 대한 아저씨의 단상 지하철 삼성역에서 메가박스까지 가는 땅속길은 지금도 내게 미로다. 코엑스몰이라는 언더그라운드 상업도시는 이방인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할 만큼 거만하다. 간신히 찾은 메가박스는 여느 주말처럼 붐볐다. 아내와 나는 매표구에 다다르기 위해 40분 넘게 서 있었다. 매표구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망설였다. 그 이름도 찬란한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와 2002-11-14
- [아가씨 vs 건달] 아저씨,<피아니스트의 전설>을 보고 동갑내기 예술가들을 생각하다 여느 분야에서처럼 영화계에서도 한다한 사람들의 다수가 영어 이름을 지닌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앵글로색슨 족속은, 구체적으로 주류 미국인들은,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문화에서도 세계를 제패했으니 말이다. 변방에서 위대한 재능이 태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재능이 공인을 받아 부(富)나 명예나 권력으로 환산되기 위해서는 제국의 메트로폴리스 200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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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아저씨,
을 보고 `황성`의 추억에 젖다 코믹물을 만들고 싶어하는 한국 영화감독들에게 20세기 초엽은 그리 좋은 시대 배경이 아니다. 코앞에 닥친 망국이 한국인 관객의 웃음에 어쩔 수 없이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영화 속의 웃음 폭탄에 마냥 몸을 내맡기기가 뭔지 찜찜한 것이다. <YMCA야구단>의 김현석 감독도 아마 그것을 의식했을 터이다. ‘순국열사’의 유서 에피소드를 2002-10-17 - [아가씨 vs 건달] 아저씨,<작별>의 아름다운 주제를 생각하다 스페인어를 처음 입 밖에 내본 것이 열여덟살 때다. 마드리드에서 자랐다는 늙은(이라고 해봐야 스물일곱이었지만) 대학생(물론 한국 대학생이다)한테서 <에레스 뚜>라는 노래를 배우면서였다. 스페인 출신 6인조 그룹 모세다데스의 출세작인 이 노래는 가사의 통사 구조가 치명적으로(라는 말은 별뜻이 없다. 그저 ‘매우’의 강세어일 뿐이다) 단순하다. 영어 200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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