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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폭력대행주식회사
모든 세상사는 권력관계의 산물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죄다 정치적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사건 사고 자체(이른바, ‘현실’)보다 더욱 정치적인 현실은, ‘현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가다. 사회적 해석에 따라 변화와 정지라는, 반대항의 수많은 가능태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조폭 기러기 아빠’를 그린 영화 <우아한 세계>는 지금 한국
글: 정희진 │
20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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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경계긋기의 어려움
출퇴근 인생을 접은 뒤에도 의식(衣食)까지 접을 수는 없어 한 출판사의 군식구가 된 게 두 해 전이다. 한 달에 한 번 출판사에 나가 기획회의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이 내 일이다. 이 출판사는 서평용 책을 조선일보에 보내지 않는다. 새 천년 앞뒤로 안티조선운동이라는 것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그랬다. 안티조선이 시민적 양식의 상징이었던 시절엔 조선일보에
글: 고종석 │
200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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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위선 예찬
내 머릿속은 똥으로 가득 차 있다.
온갖 불결한 상상들이 바다 위의 오물처럼 둥둥 떠다닌다. 대뇌피질에 수세식 변기라도 있다면 레버를 누르고 싶다. 깨끗한 놈들만 남고 죄다 쓸려 내려가도록.
위악이다.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한때 그런 죄의식에 휩싸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순백의 영혼처럼 착한 척했지만, 늘 내면에선 다른 것을 갈구했다. 딜레마였다
글: 고경태 │
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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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UCC 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는 나쁜 남자 감별법을 알려주는 UCC를 알아요”. 나쁜 남자(혹은 여자) 매뉴얼이 있어서, 그런 사람을 피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제는 어떤 유형이 나쁜 남자인지 판단이 어렵고, 어차피 상처는 (상대방의 문제와 무관한 나의/사회의)해석이라는 데 있다.
고통과 저항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는 감동의
글: 정희진 │
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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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복거일 & 노무현
1987년 6월항쟁이 마련한 한국 민주주의의 원(原)공간은 일반민주주의 너머의 체제를 더듬어 찾는 유혹의 공간이기도 했다. 시민항쟁의 바람을 타고 일기 시작한 정치적 자유의 물결 위에서 이미 혁명의 멀미를 겪은 세력도 있었겠으나, 마르크스주의에 젖줄을 댄 노동운동의 일부 주체들은 ‘진짜 혁명’을 꿈꾸고 있는 듯 보였다. 1871년의 파리코뮌이나 1917년의
글: 고종석 │
200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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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민족주의 vs 시민의식
버지니아 공대 총기사건이 발생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미국 현지는 처음의 충격과 흥분과 우려가 애도와 안도와 성찰로 차분히 정리돼가는 인상이다. 애초에 우려했던 한국계에 대한 위해는 없었다. 미국 언론은 이 사건을 ‘한국계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 ‘한국의 문제’가 아닌 ‘미국의 문제’로 보도했다. 미국 시민들의 대처도 다르지 않았다. 버지니아
글: 남재일 │
20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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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는 ‘한국인’인가 ‘남성’인가
9·11 사건 이후, 서방세계에서 이슬람과 관련한 국적, 인종, 종교에 대한 이미지는 곧바로 테러를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증오가 ‘유색인’ 전체로 확대되어 아시아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무차별 구타 같은 대중의 보복과 그 공포 때문에 거리에 나서지 못할 정도였다. 9·11은 ‘이슬람 남성’에 의해 저질러졌지만, 이들 ‘가해자’의 복
글: 정희진 │
2007-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