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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스폰서…
박찬욱 감독도 한때는 영화평을 쓰며 먹고살았다. 감독 입봉하기 전의 일이다. 그때 그에겐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박찬욱의 오마주> 서문에서 밝힌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첫째, 한국영화는 건드리지 않는다. 둘째, 외화라도 극장 개봉을 즈음해서 발표되는 리뷰는 안 쓴다. 셋째, 욕하고 싶은 영화라면 차라리 아예 다루지 말자.” 여기저기
글: 고경태 │
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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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게임, 아니 사냥
타계한 배우 고 박광정이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있다. 2007년에 개봉한 김태식 감독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라는 작품이다. 박광정은 극중에서 바람난 아내와 그 애인에 분기탱천하는 도장가게 주인으로 나온다. 영화가 시작되고 오프닝 타이틀이 오르기 전까지, 카메라는 조각칼로 도장파기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을 클로즈업해 꽤 길게 보여준다. 작업을
글: 고경태 │
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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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폭소유발 베스트3
슬픔이 지나간 자리, 웃음이 돋는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을 둘러싼 그림자가 한동안 너무 깊었다. 그 우울한 모드를 몇 가지 일들이 전환시켜주었다. 지난주 폭소유발 아이템 베스트3를 내 맘대로 정리해보겠다.
No1, <개그콘서트>보다 재밌는 <아사히TV>의 개그였다. 한국인 40대 남성이 휴가 가서 한가하게 찍은 기념사진이, 북한
글: 고경태 │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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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단추눈의 공포
아이들과 함께 <코렐라인: 비밀의 문>을 본 것은 지난 5월23일 오후였다. 아홉살짜리 딸이 일주일 내내 노래를 부르던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비슷한 또래 소녀가 주인공이라서 그랬나보다. 영화에서 코렐라인은 집 안의 작은 문을 발견하고 비밀 통로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그곳엔 실제 엄마 아빠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글: 고경태 │
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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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깡패의 휴식
귀를 막고 싶을 때가 있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만날 때 그렇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핸드폰 통화를 하는 이들 정말 싫다. 그는 두배로 싫은 경우였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 전철 안에서였다. 50대 중반의 사내가 선 채로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아, 어제 북한 핵실험 했잖아. 이제부턴 그게 톱뉴스야. 그 인간 떨어져 죽은 거
글: 고경태 │
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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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악마, 엄마
김순경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마더>의 줄거리를 처음 접했을 때, 직감적으로 어떤 이미지 하나가 떠올랐다. 구치소에서 막 풀려난 아들과 엄마의 감격적인 포옹을 클로즈업한 사진이었다. 다시 찾아보니, 1993년 12월17일자 <한겨레>에 실린 거였다. 이듬해 한국사진기자협회 보도사진전 뉴스 부문에서 수상한 덕에 여러 매체에 실려
글: 고경태 │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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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다운로드, 실크로드
영화스틸이 없으면 비디오가게로 갔다.
1994년의 일이다. 당시 내가 일했던 매체에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숨은비디오찾기’라는 연재를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소개하는 칼럼이었는데, 늘 사진자료가 문제였다. 찾다찾다 못 찾으면 서울 강남의 어느 유명한 비디오대여 체인점으로 달려갔다. 명작으로 분류되는 옛날 비디오를 많이 구비했던 곳이었다. 그곳 사장
글: 고경태 │
2009-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