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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안개 같은 질문
선배는 왜 이런 일을 하세요?
20년째 운동가의 길을 걷는 한 여자선배에게 물었다. 50대를 코앞에 둔 그녀는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을 두루 섭렵한 뒤 지금은 자신의 생활근거지에서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처음에는 멋져 보여서 시작했는데, 그 다음에는 갚을 게 많아서였고, 지금은 그냥 할 일이 자꾸 생기는 것
글: 고경태 │
20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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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굿모닝 차지욱 세대
굿모닝 친노좌파?
농담 같은 영화 비판을 접했다. 얼마 전 어느 MB스러운 주간지에 실린 글이다.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MB를 비하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정호(이순재)는 DJ를 암시하고, 차지욱(장동건)과 한경자(고두심)는 노무현의 분신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든 자유다. 문제는 이 작품이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과 인간미를 찬양하면서 친노좌파적인
글: 고경태 │
200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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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낚시터에서 살아남기
낚시터에선 눈 뜨고 코 베어간다. 재난 수준이다.
요즘 ‘메신저 피싱’이 극성이다. 주변에도 피해자가 적잖다. 어느 언론사의 총무부 여직원은 팀장 아이디로 로그인한 누군가의 요청에 의심없이 100만원을 보냈다. 지방 출장 중인데 교통사고가 나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부탁이었다. 상대방 계좌로 돈을 부치자마자 “점심 먹으러 가자”는 그 팀장의 목소리가 뒤편
글: 고경태 │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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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사람 모가지에 관하여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닭은 잘 안 죽는다.
잔인한 이야기 같지만, 역시 죽여본 사람이 잘 죽인다. 20여년 전 “닭 좀 잡아보라”는 제안에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충청도의 한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선배의 집을 찾았을 때다. 손님을 대접하겠다며 마당에 있는 닭을 잡아 닭도리탕을 해먹자는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옆에서 좀 거들라는 거였다. 오, 노
글: 고경태 │
200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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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당신은 곤경에 처했다!
<나는 곤경에 처했다!>를 보려다가 정말로 곤경에 처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거리에 나선 것은 영화 상영 40분 전. 며칠간 머물던 해운대구 중동의 호텔 앞에서 CGV센텀시티까지는 넉넉잡아 15분이었다. 한데 빈 택시가 오지 않았다. 이상했다. 5분, 10분, 15분, 20분… 계속 허탕이었다. 초조했다. 10분 정도 남기고서야 합승을 시도했다
글: 고경태 │
20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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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공주님, 부산에서 봐요
이게 다 공주님 때문이다.
방콕에서 캐주얼 구두를 샀다. 신고 간 운동화로는 공주님을 먼 발치에서조차 알현할 수 없었다. 행사 주최쪽은 ‘엄중한 정장’을 요청했다. 남성은 슈트 상의와 하의의 색깔이 일치하고 넥타이를 매야 했으며, 여성은 무릎 밑까지 내려가는 치마를 입어야 했다. 대충 슈트 상의만 걸치고 간 터라, 현격하게 기준 미달이었다. 아무튼 넥타이를
글: 고경태 │
200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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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저녁약속 있으세요?
“일주일에 저녁약속은 몇번이나….”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글쎄요”라고 말끝을 흐리다 “한 2~3회 정도”라고 대답한다. 마감날인 수·목을 제외한 월·화·금에 주로 저녁약속을 잡는 편이다. 그렇다면 ‘저녁약속’이란 무엇인가. 저녁식사만 하고 헤어지는 약속일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사회에서 그것은 본래의 의미보다 더 확
글: 고경태 │
200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