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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아무도 아닌 자가 간절히 귀향을 원하여, 유선아 평론가의 <오디세이>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동굴 시퀀스에는 생략된 원전의 내용이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름을 묻는 폴리페모스에게 ‘아무도 아니다’(Nobody)라는 뜻의 이름을 거짓으로 지어낸다. 오디세우스가 폴리페모스의 눈을 찔렀을 때 거인이 우레와 같은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구르자 다른 외눈박이 거인들이 몰려와 이유를 묻는다. 폴리페모스는 ‘아무도 아니다가 나를 죽이려
글: 유선아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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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체념으로 봉인된 비극, 최재혁 평론가의 <어떻게 해야 했을까?>
후지노 도모아키의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조현병을 앓는 감독의 누나와 그 부모의 모습을 2001년부터 20년간 기록한 사적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2000년대 초 일본의 열악한 정신의학 체계와 질병을 수치로 여기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한 가족이 외부와 담을 쌓은 채 삼켜야 했던 오랜 마모의 시간을 담아낸다.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GV에서
글: 최재혁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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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부표의 꿈, 문주화 영화평론가의 <지느러미>
4000km에 달하는 인공 장벽 안에 갇힌 미래의 통일 대한민국을 영화의 시공간으로 상정한 박세영 감독의 <지느러미>는 핏빛으로 얼룩진, 인간과 돌연변이 오메가, 두 종간의 혐오로 오염된 사회를 관측한다. 이는 과거의 원폭 피해와 패전의 기억을 꿈의 형식으로 치환하여 미래로 투사했던 구로사와 아키라의 <꿈>을 불러들인다. 여섯 번째
글: 문주화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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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할리우드의 오래된 유산 - 김병규 평론가의 <디스클로저 데이> <마티 슈프림>
<마티 슈프림>의 도입부, 신발 창고 좁은 틈에서 유부녀인 레이첼과 관계를 나누는 마티 마우저의 얼굴 위로 1984년에 발표된 알파빌의 노래 <Forever Young>이 흐른다. 그가 거짓말을 속삭이며 야만스럽게 사정하면 꿈틀거리는 정자의 행렬이 보이고 한 마리의 정자가 동그란 난자와 수정한다. 조쉬 사프디는 1952년을 배경으로 삼
글: 김병규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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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세계 종말 앞에서의 질풍노도 - 정성일 평론가의 <충충충>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일까. 첫 번째 소년. 엄마를 기다리는 소년. 두달이나 엄마는 집에 오지 않는다. 오늘 온다고 해서 저녁을 준비한다. 하지만 소년이 모르는 건 엄마는 오늘 저녁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마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엄마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소년. 소년의 친구. 얼굴을 숨기
글: 정성일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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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허풍선이 선수의 모험 - 이병현 평론가의 <마티 슈프림>
주황색 탁구공은 맥거핀이었을까? <마티 슈프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디온이 창문 밖으로 주황색 탁구공을 쏟아내는 순간이다. 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플라스틱 공이 폭포처럼 떨어져 거리 위로 튄다. 모두가 내내 말을 멈추지 않는 이 시끄러운 영화에서 이 장면은 안식처럼 느껴진다. 마티 마우저의 이름을 새긴 공은 조용히 탁탁거리며 흩어진다
글: 이병현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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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이상한 나라의 마리나, 이병현 평론가의 <로메리아>
미국 배우 W. C. 필즈에게 흔히 귀속되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나 동물과는 절대 함께 작업하지 말라.” 이 말은 주로 아이와 동물은 연출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 격언의 더 흥미로운 함의는 따로 있다. 아이와 동물은 스크린에서 ‘시선을 빼앗아가는’ 존재라는 점이다. 그들은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고, 대개 어른 배우보다 더 생생하게
글: 이병현 │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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