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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비밀의 햇볕, <콘클라베> 빈자리는 채워져야 한다. 교황 선종 이후 콘클라베가 시작되자 시스티나성당 안은 오직 선거의 중력만이 팽배하게 작동하는 닫힌 우주가 된다. 이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면 기도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은 결코 교황이 될 수 없다고 믿는 주인공까지도 어느새 욕망하게 한다. 추기경의 내면도 중력 법칙에서 예외는 아닌 것이다. 전세계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본능적으로 글: 김소미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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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자기혐오의 끝 오늘날 할리우드의 성 상품화를 비판하고 광고 속 지나치게 포토숍된 스타들의 얼굴에 동조하지 않는 일은 쉽다. 페미니즘을 응원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더 교묘한 이미지 권력을 구축하는 시장 논리가 오히려 이를 돕고 있기도 하다. 획일화된 기준을 의심하는 것이 당대의 주류적 존재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동시대 여성들 대다수는 이제 자신이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의 글: 김소미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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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우리의 가장 좋은 부분 자신보다 큰 것에 맞서려는 사람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럴 때 자정의 침대는 나의 사소함을 곱씹게 되는 감옥이 된다. 겨우 맨발을 밖으로 빼내어 정적 속 거실에 홀로 선 당신은 외면과 불면을 맞바꾼 셈이나 다름없다. 진실을 회피하지 않기로 하는 순간 고통도 배가 된다는 걸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적응하기까지 약간의 필연적인 과도기가 펼쳐진다. 한 사 글: 김소미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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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쓰는 사람의 자리 유령인가? 동거인의 죽음을 예감한 잉그리드(줄리앤 무어)가 선베드에 쓰러져 흐느낄 때, 유리창 너머로 다가오는 흐릿한 마사(틸다 스윈턴)의 형체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마침 객석의 몇몇이 숨을 훅 들이켠 것도 같다. 아직 배우 틸다 스윈턴이 퇴장하기엔 이른 타이밍임을 고려하는 훈련된 관객들에겐 어렵지 않게 오해의 해프닝을 유추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 글: 김소미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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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운명이 말을 걸 때 질문 하나. 유리잔 안에 든 뜨겁고 맑은 찻물 속에서 팽그르르 돌아가는 홍차 티백이 한 장면의 중심일 수 있을까. 카페 테이블 위의 소서와 티스푼, 그리고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서 서서히 물드는 각설탕 한 조각은? 질문 둘. 창밖을 내다보던 주인공이 거리를 지나가는 노파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일에 시간을 할애해도 괜찮을까. 내친김에 쓰레기를 분리수거 중인 노 글: 김소미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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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고장난 영혼의 빛, 지나 롤랜즈 영화 보기의 은밀한 매혹 중 하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실천하기 두려운 파국적 상상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극한의 황홀과 흉포한 실망을 경험하는 스크린의 얼굴들은 잔뜩 취약해져 있거나 비틀거리기 일쑤다. 나는 영화예술의 친밀하고도 위험한 이 속성이 한 사람에게 세례처럼 쏟아지는 것을 본 적 있다. 1965년 촬영한 <얼굴들>부터 <사랑의 글: 김소미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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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초월에 필요한 시간, <프렌치 수프> *<프렌치 수프>의 엔딩 장면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식은 음식은 미식의 세계에서 폐기 대상이다. 제철 식재료가 무르익는 계절을 기다렸다가 주방에서 준비와 조리에 몇 시간을 투자해도 코스 식사의 지속시간은 길어야 몇 시간. 순간을 위해 강도 높은 노동과 극도의 섬세함에 헌신하는 요리사를 다루는 오늘날의 인기작들이 퍽 전투적인 까닭도 이해가 글: 김소미 │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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