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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오래된 그릇이 날 잡아
요즘 이베이 접속 빈도수가 부쩍 늘었다. 짬만 날라치면 호시탐탐 들어가는 건 예사. 어느새 본연의 일을 잊고 이베이의 망망대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니 이건 중독, 맞다. 찾는 아이템은 딱 하나다. 바로 찻잔과 접시, 프라이팬, 냄비, 커트러리를 통칭하는 식기류. 사실 말이 식기류지 입력할 수 있는 검색어의 수는 무한증식한다. 찻잔만 따져
글: 이화정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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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안나 윈투어에겐 없는 것
언젠가 미국판 <보그>의 편집장 안나윈투어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를 보려다가 20여분 만에 포기했다. 초반 몇분 동안의 감상으로만 보아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걸 확고히 얻기 위해 상대에게 칼을 휘두르는 냉혹한 승부사였는데 그런 그녀를 절대화하는 영화 분위기가 좀 역겨웠다. 그리고 얼마 뒤, 우연히 보게 된 미국
글: 정한석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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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네일 케어의 해소감
매주 마감이 다가올 때마다 치르는 의식이 있다. 방 한켠에 놓인 침대와 싸우며 오늘도 긴 밤을 버텨보자 다짐하는 작은 위로다. 입사한 첫해인 2008년에는 마감 전날 늘 드립커피를 내려 마셨다. 여과지에 담긴 커피알갱이들이 넘칠세라 끓는 물을 조심스럽게 따르고 있자면 마감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이 한결 가라앉는 듯했다. 이듬해부터는 커피통과 여과지를 치우
글: 장영엽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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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이탈리아, 당신을 사지 못하는 나의 열정
나의 취향은 이탈리아 카피 모델이다. 2007년에 이탈리아 자전거 브랜드인 비앙키, 지오스 미니벨로와 닮은 일본산 미니벨로를 구입하면서 카피 인생이 시작되었다. 자전거 디자인의 핵심은 프레임인데 내가 산 저가형 모델(그래도 32만원!) 프레임은 이탈리아산과 꼭 닮았다. 처음에는 좋았다. 비록 카피 모델이었지만 충분히 예뻐 보였다. 100만원짜리 자전거를
글·사진: 신두영 │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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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이런 빈티지 룩 보셨수?
“그런 옷은 대체 어디서 사니?” 이런 질문 참 많이 받는다.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구입 장소를 명시할 순 없다. 내 옷들의 대부분은 빈티지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고, 간만에 빼입고 젊음의 거리에 놀러갔을 때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이다(가끔 유니클로 티셔츠를 입고 나갈 때 그런 경우
글: 김용언 │
201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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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내 엄지 다 바쳐 위닝 일레븐
투톱은 델 피에로, 반 니스텔루이. 미드필드는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펩 과르디올라, 리오넬 메시. 포백은 게리 네빌, 프랑코 바레시, 스탐, 애슐리 콜. 골키퍼는 피터 슈마이켈. 후보 선수는 라울, 베르캄프, 오베르마스, 로이 킨, 피케… 등 주전 못지않게 화려하다. 유니세프 자선행사를 위해 결성된 해외 축구 올스타팀이냐고? 그럴 리가. 플레이스테
글: 김성훈 │
20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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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타인의 취향] 흑마술 같은 사이트랜스
<씨네21>에 들어와 처음 썼던 기획기사는 홍대 클럽데이 탐방 기사였다. 당시 제목이 ‘계급도 성별도 옷차림도 벗어버리고 그냥 그루브하라!’였던가. 심지어 ‘클럽문화의 발전을 위한 제언’이라는 부제도 붙어 있었던 것 같다. 초년병 시절의 기사를 다시 음미할 배짱은 없다. 2004년. 스물아홉살이었다. 그런 기사. 쓸 수도 있는 거지 뭘.
저
글: 김도훈 │
201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