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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나의 소년시대,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천장지구>의 마지막 장면. 머리에 심한 충격을 입고 코피를 줄줄 흘리는 유덕화가 우체통으로 웨딩숍 유리를 박살내고는, 오천련과 함께 각각 턱시도와 드레스를 맞춰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성 마거릿 성당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만의 결혼식. 하지만 달콤한 순간도 잠시, 유덕화는 오천련을 이곳에 남겨두고는 복수를 위해 역시 오토바이를 타고
글: 주성철 │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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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믿거나 말거나, 아가씨의 경우
오랜만에 박찬욱 감독의 단편 <심판>(1999)을 다시 보았다. 그의 세 번째 장편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굳이 지금의 박찬욱을 설명할 수 있는 진정한 출발이라고 부른다면, 직전에 만든 <심판>에서 지금의 박찬욱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엿보여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그는 <아가씨>에 대해 신
글: 주성철 │
20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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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류성희 미술감독의 벌컨상 수상을 축하하며
미국 AFI 유학 중이던 류성희 미술감독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바로 왕가위 감독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니, 유학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그녀 앞에 등장한 영화가 바로 왕가위의 <동사서독>(1994)이었다. 임청하가 아무 말 없이 칼을 차아아악 가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뚝뚝 흘렀다. 그때 류성희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한
글: 주성철 │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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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곡성>과 <부산행>과 <강남역>
이처럼 마음이 무거운 한주가 있었을까. 매번 이번호 에디토리얼은 무엇에 대해 쓸까, 고민한다. 보통 해당호 잡지의 콘텐츠에 대해 쓰고 싶지만, 괜히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면 꼭 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된다. 이번호만큼은 새로이 페이스북 방송을 시작한 칸국제영화제에 대해 쓰고 싶었다. 칸을 누비고 있는 김혜리, 장영엽, 김성훈 기자의 이야기를 카톡으로
글: 주성철 │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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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이용관은 어디에?
1999년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은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관계로, 개봉관에서는 못 볼지도 모르는 무삭제 상영이라는 것이 예매 시작 20분 만에 매진되도록 만들었다. 3회 이상 개최된 영화제에 한해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부여받지 않은 작품도 상영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
글: 주성철 │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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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곡성>과 <해피 아워>를 동시에 만난 한주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제임스 딘의 이 이야기를 전주국제영화제로 향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소변기 앞에서 만났다. 차가 많이 막혀서 너무 늦게 휴게소에 들렀던 관계로, 문장 속 ‘살’이 ‘쌀’로 보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기억했다. 이후 서울로 와서 <곡성>을 보고난 뒤 저 문장이 다시 떠올랐다. 나홍진,
글: 주성철 │
20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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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축하합니다
육첩방은 전주의 나라, (중략) 얼굴이 이렇게 쉽게 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_-;) 전주국제영화제로 출장을 떠나기 전 문득 윤동주의 시가 떠오른 것은, 2000년 제1회 영화제를 찾았을 때의 숙소가 아직도 잊히질 않기 때문이다. 먼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당시 영화제로부터 제공받은 숙소가 아니었음도 밝힌다. 지금도 그 여관(이라고 적었지만 사
글: 주성철 │
201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