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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당신의 다음 영화를 기다립니다
주성철 2016-10-21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되며 넷팩상과 올해의 여자배우상을 수상한 이승원 감독의 <소통과 거짓말>,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를 만든 오멸 감독의 신작이자 CGV아트하우스상과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수상한 <눈꺼풀>, 시민평론가상과 올해의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박홍민 감독의 <혼자>, <폭풍전야>의 조창호 감독의 신작 <다른 길이 있다>, <이방인들>의 최용석 감독의 신작 <다른 밤 다른 목소리>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봉되지 못하고 있다.”(원승환, 지난 1076호 ‘한국영화 블랙박스’ 원고에서 발췌)

그렇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글이 아니라 지난해 이야기다. 영화제에서 상영된 독립영화 중 박석영 감독의 <스틸플라워>, 김진황 감독의 <양치기들> 정도만이 영화제 이후 관객과 만날 수 있었고, 앞서 언급한 영화들은 여전히 개봉이 미지수다. 과거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독립영화들의 행보와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글에 따르면, 상영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2015년 다양성영화를 상영한 횟수는 전체 상영 횟수 대비 각각 9%, 7%, 8%에 불과했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호에서 꺼내고 싶은 이야기에 더해, 지난주에 마지막으로 연재 원고를 보내준 원승환 필자에게 뒤늦은 감사 인사도 전한다. 앞으로 그의 멋진 미래를 기원한다, 라고 모르는 척 쓰고 싶지만 그가 앞으로 어떤 멋진 곳에 취직해서 일하게 됐는지 알고 있다.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니 지인들은 따로 연락해보시길. 아무튼 건투를!

이번호 특집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발견한 한국 감독 7인’이다. <분장> 남연우 감독, <용순> 신준 감독, <나의 연기 워크샵> 안선경 감독, <환절기> 이동은 감독,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임대형 감독, <춘천, 춘천> 장우진 감독, <꿈의 제인> 조현훈 감독이 그들이다.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우울한 얘기부터 꺼낸 것 같아 죄송하지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7편 중 절반 정도를 본 사람 입장에서 하나같이 흥미로운 작품들이었다. 어느덧 세 번째 장편영화를 내놓은 안선경 감독의 네 번째 영화는 물론, 다른 감독들의 두 번째 영화 또한 기다려진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얼마 전 ‘소퍼모어 징크스’를 겪어보고 싶다고 얘기한 한 감독이 떠올랐다. 두 번째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지 몰랐다는 것이다. 충무로에서 두 번째 장편영화를 아직 내놓지 못한 감독들이 전체 영화감독들의 절반 정도 되는 현실에서, 소규모 극장 개봉이건 영화제를 통해서건 힘들게 영화계로 진입했지만, 결국 미아가 되어버린 감독들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그 감독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이른바 ‘실질적인 데뷔작’ 좀 만들어보고 싶다고. 많은 평자들이 감독들의 두 번째 영화를 두고 그렇게들 얘기하니까, 힘들게 데뷔작을 만들고도 아직 진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은 찝찝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마무리 또한 우울한 얘기가 된 것 같아 죄송하지만, 이번 특집을 풍성하게 채워준 일곱 감독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서 그들의 다음 영화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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