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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기자를 춤추게 한 한마디 “재밌네”
“재밌네.” 그는 이 한마디로 기자들을 장악했던 편집장이다. 데스크 시스템에 올라간 기사가 교열과 편집을 거쳐 편집장의 통과만 기다리고 있는 순간. 그냥 통과하면 선방한 것이고, 불려가면 당연한 거였는데, 가끔 그는 이름을 불렀다. “병진~.” 이 말투가 참 오묘했다. “병진아!”도 아니고, “강병진!”이라고 끊어 부르는 것도 아니고, 이름의 끝자를 은근슬
글: 강병진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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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독자가 편집장이다
가끔은 아직도 나를 편집장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만난다. 대개는 지금의 나를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씨네21>에서 일했던 걸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쩐지 친근감이 들기 때문이다. 전에 한번도 만난 적 없는데도 알고 지냈던 사이 같은 느낌. 그건 <씨네21>을 누군가는 읽고 기억해준다는 반가움이
글: 남동철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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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묻고 또 묻고
잊혀지지 않는 그의 표정들이 있다. 튀밥과 산나물을 한 봉지씩 양손에 번쩍 들고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는 정말 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튀밥과 산나물과 그걸 들고 저토록 흐뭇해하는 영화지 편집장이라니, 그 조합이 신기했다. 그건 선한 학생들로 가득한 어느 농업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받아온 귀한 강의료였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다. 물론 그의 가장
글: 정한석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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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끝까지 살아 질문하라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 종종 이런 꿈을 꾸었다. 광고팀장이 헐레벌떡 달려와서 다급한 목소리로 알린다. “이번주 광고가 3분의 1로 떨어졌어요!” 이 악몽은 편집장을 그만두고도 한동안 계속되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편집장일 때는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했고, 그만두었을 때는 내가 더이상 편집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글: 허문영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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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영화의 든든한 원군
“어쩜 이렇게 (잘) 쓸 수가 있지?” 안정숙 편집장은 정말 좋다고 생각되는 글을 만날 때면 감탄사를 아끼지 않는 선배로 기억된다. 어떤 기사든 일단 그 기사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 기다리고 읽는가 하면, 만족스러운 글에는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간혹 편집장의 데스크에서 그 즐거운 탄성이 들려올 때면, 어떤 날카로운 지적이나 조언을 듣는 것 이상의 자극을 받곤
글: 황혜림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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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이곳에서 세상과 호흡하도록
2000년 봄, 창간편집장 조선희가 떠난 자리에 내가 왔을 때, <씨네21>은 이미 생명력 넘치는 유기체로 한국영화와 독자들 속에 예민해서 더욱 강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양적, 질적으로 급팽창하던 한국영화의 힘과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새로운 세대의 영화열은 <씨네21> 생장의 필요조건이었다.
영화‘시장’이 확대되면 독자 역시 증
글: 안정숙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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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진지하거나 섹시하거나
1995년 4월 동시에 태어난 <키노>와 <씨네21>은 서로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엄마 친구 딸’이었다. 숱한 편집회의의 결론을 되살려 “우리는 주간지이기에 갈 길이 다르다”고 소심하게 말해봤자 사람들은 건성으로 끄덕일 뿐이었다. 당연했다. 영화 주간지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었으니까. 이른바 ‘다른 길’이 뭔지 <
글: 김혜리 │
201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