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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아트&피플] 이국의 형형색색
휴가철마다 ‘스페인병’을 앓는다. 이 병은 유럽여행 중이던 2004년 여름 처음으로 발발했다. ‘스페인 강도는 비닐봉지를 머리에 덮어씌우고 목을 졸라 기절시킨 다음 돈을 뺏는다더라’라는, 지금 생각하면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여행객의 말 한마디에 스페인행 열차를 덜컥 취소해버렸더랬다. 한국에 돌아오니 스페인 관련 서적은 왜 그렇게 자주 눈에 띄며, 집시풍
글: 장영엽 │
20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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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공연] 프랑스 혁명에서 2009년 한국을 보다
대사 전달 지수 ★★☆
현실 상기 지수 ★★★★★
장 폴 마라. 18세기 말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피의 혁명이 불가피하다 믿었던 급진주의자, 반대파 여성의 칼에 맞아 욕조에서 생을 달리한 비운의 남자. 마르키 드 사드. 개인의 자유의지와 욕망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고 믿었던 18세기 말 프랑스의 개인주의자, 성도착적인 소설을 써 구설수에 오르고,
글: 장영엽 │
200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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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시] 조각적인 회화
마커스 린넨브링크는 색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다. 컬러 고유의 특성을 꾸준히 탐구해온 그는 색깔의 미묘한 개성을 포착해 그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기를 즐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 다음 얘기다. 린넨브링크는 캔버스를 버리고 조각, 넓은 벽 등을 기반 삼아 작품을 만들며 자신의 작업 공간을 확장해왔다. 특히 색 염료와 에폭시에 물을 섞어 색깔이 흘
글: 장영엽 │
200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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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시] 행복을 옮기는 그림
인상주의 화가들의 몸속에는 멜랑콜리란 유전자가 공통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듯했다. 에드가르 드가가 그린 발레리나는 활짝 웃고 있어도 슬펐다. 여성의 나체를 전시하듯 그려놓은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은 조금 더 신랄했다. 그럼 장 클로드 모네는? 그는 죽은 아내의 몸에서도 변화하는 빛을 찾은 사람 아닌가. 또 다른 인상파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은
글: 장영엽 │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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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공연이 끝난 뒤] 20년전 감동 그대로
제목만 보고도 짐작 가능하듯이 더스틴 호프먼과 톰 크루즈가 열연한 <레인맨>(1988)의 연극 버전이 맞다. 산뜻한 청년이던 톰 크루즈가 어느덧 아빠로 변신했을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형제애의 뭉클함만은 녹슬지 않고 반짝인다.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찰리 바비트의 세상은 돈으로만 굴러간다.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듣고 동거녀 수잔나와 함께 고향 신시
글: 장미 │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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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시] 아름다운 폭력
중세 사람들의 거실에는 이런 그림이 하나쯤 걸려 있었을 것이다. 정숙한 부인이 밤을 새워 수놓은 화려한 자수. 주제는 틀림없이 그 시대의 미덕인 화목과 굳건한 신앙이었을 테다.
이제는 실크 스크린에 디지털 자수를 놓는 시대가 되었지만, 켄트 헨릭슨의 작품은 영락없이 중세 수공예품 스타일을 지향한다. 모든 중세적 요소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방해하는 등장인
글: 장영엽 │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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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아트&피플] 엄마로 산다는 것
영화 <마더>를 본 뒤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잔상이 있다. 김혜자 선생님이 연기하는 엄마 혜자의 가녀린 체구다. 혜자는 약재 자르는 작두에 손이 베어(스포일러 아니다) 피가 뚝뚝 떨어져도 아들 걱정이 우선이다. 그 억센 아줌마가 달리 보이는 순간이 있다. 바로 카메라가 그녀의 몸을 아주 가까이, 혹은 아주 멀찍이서 바라볼 때다. 클로즈업된 혜
글: 장영엽 │
2009-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