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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융합’에 관하여
삼성과 애플이 국제적으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편으로 그것은 삼성이 ‘애플’이라는 회사의 견제를 받을 만큼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어떤 측면에서는 여전히 애플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국에서 진행 중인 이 복잡한 소송의 결말을 아직 알 수 없다. 아무튼 삼성은 애플쪽이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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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어떤 천연덕스러움
“스페인의 어느 미술사학자가 현대예술이 의도적인 고문의 형식으로 사용된 최초의 예를 발견했다. 1938년 칸딘스키와 클레, 브뉘엘과 달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일련의 비밀 감방과 고문실이 바르셀로나에 지어졌다. 이는 프랑스의 무정부주의자 알퐁스 로랑치치의 작품으로, 그는 일종의 ‘사이코테크닉’(psychotechnic) 고문의 발명자였다. 그가 이른바 ‘색채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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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비평가는 누구인가
칸트는 예술가를 ‘천재’(genie)로 규정했다. 이는 ‘장인’(meister)이라는 고전주의의 예술가상과 확연히 구별된다. 장인은 오랜 학습을 통해 습득한 예술의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이다. 천재는 다르다. 그는 “규칙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을 제정하는 사람이다”. 낭만주의의 예술가는 이렇게 타고난 재능에 따라 예술의 규칙을 제정하는 입법자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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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저자, 비평가, 작가
이 지면에 연재한 글을 묶어 책(<진중권의 이매진>, 2008)을 낸 적이 있다. 그 책의 서문에 이렇게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담론의 놀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오늘날 영화학은 이미 확고한 학문의 분과가 되었다.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이들은 비평의 과제가 영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있다고 믿을 거다. 그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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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평론가라는 기생충
“평론가란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산에 기생하는 사람’이다. 영화평론가란 대개 영화감독에의 꿈을 접은 사람들에게서, 음악평론가란 작곡이나 연주자의 꿈을 접은 사람들에게서, 문학평론가란 작가의 꿈을 접은 사람들에게서 출발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평론가란 대개 애초 생산을 꿈꾸었으되 재능의 부족이나 의지의 박약, 혹은 지나치게 운이 없어 꿈을 접었으나
글: 진중권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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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박물관은 견고하다
“독일어 단어 ‘museal’(박물관 같은)은 불쾌한 배음을 갖고 있다. 그 말은 관찰자가 더이상 살아 있는 관계를 갖지 않고 죽어가는 과정의 대상들을 기술한다. 그 대상들은 현재의 필요가 아니라 역사적 측면 때문에 보존된다. 박물관(museum)과 묘지(mausoleum)의 연결은 음향적 연상 이상의 것이다. 박물관은 예술작품의 가족묘와 같다. 그것은 문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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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피에타라는 도상에 관하여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영화의 포스터는 제목에 충실하게 고전적 피에타의 도상을 반복한다. 아마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1498~99)의 시각적 인용이리라.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라, ‘피에타’라는 제재가 영화에서 어떻게 재해석되는지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