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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전인권 죽이기
전인권을 매우 좋아해본 적은 없다. 포털 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는 그의 사진을 보면서 “마틸다와 레옹”이라는 비유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라고도 생각했다. 전인권은 레옹에 비해 너무 짧고 너무 굵다. 레옹이 천하대장군이라면 전인권은 돌하르방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전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클릭할 때마다 거대한 이미지가 먼저 떴고, 몇초 기다리는 사이,
글: 김현정 │
200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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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편견은 진화한다
나는 첫째-둘째-셋째 이론의 신봉자였다. 없는 이론이지만, 난무하는 혈액형 이론보다 강하게 믿었다. 살면서 겪은 게 있어서다. 우리집은 자녀가 1남2녀로 구성돼 있고 나는 그중 첫째다. 막내는 물론 아들이다. 차녀는 (어쨌거나 태어난) 장녀와 (꼭 있어야 하는) 아들 사이의 징검다리다. 첫째-둘째-셋째 이론은 별로 유명하지 않으니 간단히 설명하겠다. 첫
글: 박혜명 │
200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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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고양이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기 위하여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 이렇게 분류하는 것조차 지적이며 오만한 고양이들에겐 모욕이다. 개들은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꼬리를 흔들거나 하고 말 것이다. 잡지사는 고양이들로 지천이다. 나무늘보가 되고 싶어하는 고양이, 토토로같이 생긴 고양이, 생선회를 안 먹는 고양이…. 다 제각각이다. 고양이 분양 소식이나 이사 소식이 들리면 삼삼오오 몰려서 귀를 쫑긋 세
글: 이종도 │
200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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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칸에서 만난 비장의 영화 두편
칸영화제에 다녀왔다. 밥 먹고나면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보기 위해 밥을 먹었다. 그러니 다른 이야기를 할 도리가 없다. 영화 얘기밖에. 그중에서 두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그러나 이건 베스트라는 명목이 아니다. 발견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싫다. ‘칸에서 상영한, 하지만 큰 인기는 없었던, 그래도 올해 부산에서는 관객과 함께 꼭 다시 보고 싶은 아
글: 정한석 │
200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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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유사 고양이와 유사 개의 동거
<고양이를 부탁해>를 처음 봤을 때 고양이는 내게 스쳐지나가는 단역에 불과했다. 길도 잃고 아직은 연약하기 그지없는 그 동물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환유로만 보였다. 지영(옥지영)은 길에서 주운 새끼 고양이를 혜주(이요원)의 생일선물로 줬고, 혜주는 “키우려니 의외로 손 많이 탄다”며 다음날 덜컥 되돌려줬다. 고양이는 계속 떠도는 운명이다.
글: 이성욱 │
20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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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5·18 일기
1980년 5월18일
난 손수건 이름표를 단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는 시내 중심부인 금남로에 있었다. 5월18일은 일요일이었는데 이제 막 자신의 가게를 차린 아버지는 휴일이라도 쉬지 않으셨던 것 같다.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네 친구도 없던 난 아버지의 뒤를 따라 가게에 갔었고, 금남로 5가의 4거
글: 이영진 │
200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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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맛없는 현장, 기자는 고민 중!
영화현장이 점점 맛없어지고 있다. 재미는 물론 더 빨리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고 나를 포함한 영화잡지 기자들의(특히 사진기자들!) 시름은 점점 깊어가서 특단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는 한 곧 불치라는 진단을 받게 될 날이 머잖은 것 같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우리는 특별히 더 맛이 없었던 한 현장에서 영화잡지 사진기자들이 단체로 카메라를 거둘 수밖에 없
글: 오계옥 │
200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