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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에서 미야케 쇼가 담아낸 것과 그것을 위한 시간에 대하여
미야케 쇼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중반부엔 뜻밖의 장면들이 등장한다. ‘나’(에모토 다스쿠)와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 시즈오(소메타니 쇼타)가 청춘의 활기로 스크린을 감전시켜놓는 클럽 신 뒤에 이어지는 장면들에서다. 세 인물은 밤이 되면 한데 모여 취하고 웃고 떠들며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지만, 낮이 되면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글: 홍은미 │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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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타이거 킹: 무법지대'의 관찰하는 카메라의 윤리를 묻는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이거 킹: 무법지대>(이하 <타이거 킹>)는 섬뜩한 정보에서 시작한다. 지구상에는 감금되어 사육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이 야생의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보다 많다. 미국에서만도 5천 마리에서 1만 마리 사이의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는데, 야생 상태의 동물들은 기껏해야 3천 마리가 조금 넘는다.
글: 듀나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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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리차드 쥬얼>에서 ‘이스트우드 페르소나’가 초(超)자연적 신화의 힘으로 작동하는 법
불의(不義)한 세계에서 박해받는 영웅의 수난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근 ‘다큐-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다큐-드라마’라 함은 그의 근작들 대다수가 실화 사건에 토대하거나, 심지어 <15시 17분 파리행 열차>(2018)처럼 현실의 인물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스트우드가 그런 이야기의 기저에서
글: 장병원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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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어느 한 인물도 충분히 말하지 못한 '이장'의 안타까운 무리수
정승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이장>을 보기 전에 우연히 포스터를 먼저 보게 됐다. “세기말적 가부장제에 작별을 고하다”라는 타이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세기말’이라는 단어를 접한 게 오랜만이라 그렇기도 했겠지만, ‘가부장제에 작별’이라는, 20자평에나 등장할 법한 이 단정적인 선언의 무게를 과연 영화가 얼마나 버텨낼 것인가, 걱정이 앞
글: 우혜경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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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라이트하우스'의 흑백이 의미하는 것
<라이트하우스>의 감독 로버트 에거스의 전작 <더 위치>(2015)는 전세계 호러 팬들에게 극찬을 받은 영화다. 고립된 한 가족의 공포를 다루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무섭게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들의 공포는 죽음보다 무서운 것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고, 그 설명할 수 없음이 무서운 공기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가 무섭다면
글: 박지훈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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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의 영화들과 그 연장에서 살펴본 공포영화 '온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고백>의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이 호러영화를 만든다니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22회 공포소설대상을 받은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가 원작이다. <보기왕이 온다>를 먼저 읽었다. 사와무라 이치는 호러영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였고, 데뷔작인 <보기왕이 온다>에 자신
글: 김봉석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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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할머니의 집이라는 공간에 대하여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보며 느낀 첫인상은 영화가 ‘예쁘다’는 것이었다. 미추의 개념에서 비롯된 아름답다는 느낌이라기보단 귀여움이라거나 흐뭇함쪽에 가까운 마음이었던 것 같다. 매력적인 주인공 찬실(강말금), 그녀를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인물들, 그녀가 오가는 여러 장소들, 시네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과 대사들…. 무엇 하나 비뚤어진 것
글: 박정원 │
202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