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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아프냐,아프냐,아프냐,이유정의 <미나>
이유정은 불운하다. 작품이 막 피어날 때면 여지없이 잡지가 폐간된다. 폐간의 상처를 채 추스르기도 전에 새로운 연재에 돌입해 작품을 망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마다 편차가 크다. 심지어 한 작품 내에서도 밀도있는 연재부분과 연재없이 완성된 부분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유정은 여전히 한국 만화의 미래를 기대하게 해주는 작가며, 다른 작가와 다
글: 박인하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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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17세기 베르메르의 캔버스 속으로,<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 양선아 옮김도서출판 강 펴냄 | 9500원내가 어렸을 때 자주 읽었던 이른바 ‘학습만화’라는 책들에서 가장 자주 써먹던 수법은 시간여행이었다. 우리의 어린 소년소녀 주인공들은 꼭 아인슈타인처럼 백발에 콧수염을 단 만물박사 할아버지를 한명 두고 있는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궁금해하는 손자들을 위해 타임머신을 발명해 아이들을 역사
200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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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자연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결합,<디노디노>와 <딥>
“요즘 재미있는 만화 없어요?” 술자리에서 만화 칼럼니스트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가수에게 반주없이 노래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선의를 가지고 대답을 해주려고 해도, 상대방과 안면도 별로 없고 그쪽의 취향도 잘 모를 땐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땐 ‘평소 즐겨보는 만화’가 뭔지 물어본다. 그러면 다섯명 중 두명은 이렇
200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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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야기꾼이 나타나다,변미연 <미스티>(Misty)
시장이 우울해도 만화는 나오고 있다. 신간 리스트가 온통 일본 만화로 도배되지만, 새롭게 출간되는 한국 만화도 있다. 싸구려 종이에 인쇄도 엉망으로 잉크가 번져나지만 그래도 독자들에게 읽힌다. 전작단행본이라는 출판형태는 물량 중심의 출판이 만들어낸 상흔이지만 그래도 잡지가 속속 폐간되는 요즈음 신인들에게는 소중한 데뷔의 장이 될 수 있다. 얼마 전에 이 지
글: 권은주 │
200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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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오페라의 한 막이 흐르 듯,조용필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라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가사처럼 음악인 조용필을 잘 표현하는 문장은 없을 것이다. 저 가사가 조용필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상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50줄을 넘긴 나이에도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간다.그가 ‘오르려 애쓰는’ 음악적 영토가 오페라 혹은 뮤지컬이라
글: 권은주 │
200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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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관객도 무대의 일부인 듯,연극 <한여름밤의 꿈>
<한여름밤의 꿈> 무대는 텅 비어 있다. 나뭇잎 사이에 요정이 몸을 숨기는 오래된 나무도 없고, 요정의 왕과 여왕이 부딪치는 화려한 궁전도 없다. 생나무 결이 그대로 남아 있는 틀 몇개와 광목천, 악사들을 위한 조그만 자리가 전부다. 극단 여행자가 2002년에 처음 무대에 올린 <한여름밤의 꿈>은 한껏 비워낸 이 무대처럼, 셰익스피어의
글: 김현정 │
200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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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거인의 만화책,자리를 찾다 <계간 만화> 제2호
올 봄, 나는 지인들과 함께 만화 공부 모임을 하고 있었다. 어디서나 그렇듯이 그 모임에서도 토론이 끝날 즈음에야 고개를 들이미는 사람들이 한둘씩 있었다. 그런 지각생들의 태도는 이상하게도 양극단을 달린다. 어디 기어들어갈 구멍이라도 없나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가 막히네’ 하며 되레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그날의 지각생은 곰곰이 생각해
글: 이명석 │
200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