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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웬수를 사랑하는 법
웬일인지 나는 도저히 교정할 수 없는 결점을 가진 존재에게 강하게 끌린다. 파리가 꿀단지에 끌리듯. 예를 들면 바흐보다 비발디를 더 자주 듣고, 소설도 작가의 대표작보다 치기어린 초기작에 심금이 울린다. 적어도 내겐, 순도 높은 결함이 절충적 우수함보다 강렬한 신호를 보낸다. 내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연도 대충 그러하다. 올해 월드컵에
글: 김혜리 │
200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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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내겐 참 좋은 브라질
감정은 온전히 기억에 기대 있다. 어떤 기억을 지니고 있으냐에 따라, 하나의 대상에 대한 감정의 빛깔은 무한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남미의 브라질을 떠올려보자. 축구에 열광하는 이들은 아드리아누, 카카, 호나우지뉴 등을 거느린 브라질 축구 군단을 기억하며 흥분과 설렘을 느낄 것이다. 카니발에 사로잡힌 이들은 삼바 리듬이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상상
글: 장미 │
200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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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개구리의 비애
3년3개월 전, <씨네21>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지진아에 꼴통이었다. 나는 영화에 무지하고 글도 못 쓰고 눈치는 없고 사람 말귀는 못 알아들었다. 이중 제일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지 않았다. 언제나 네 가지가 상호작용해서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일단 영화에 무지하니 영화기자로서 취향도 없고 쓸 수 있는 기사는 한정됐다. 그나마 내가
글: 박혜명 │
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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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허벅지의 미학
힘들어 죽겠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마감도 새삼스레 힘겨운데, 새벽의 축구 관람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브라질 등 기본적으로 봐줘야 하는 경기에, 한국전 같은 필수 메뉴, 트리니다드 토바고처럼 왠지 정(?)에 이끌려 보고 싶어지는 선택 매뉴까지…. 사무실 여기저기서 누적된 피로를 호소하는 한숨이 깊어져간다.
단순무식한 애국심부
글: 오정연 │
200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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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유어 마이 챔피언!
그날은 오고야 말았다. 4년 전 심장마비 수준에 비하면 약과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2006년 독일월드컵 한국의 첫 게임이 이제 다섯 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국가대표 트레이닝 셔츠와 4호 머플러를 두른 채 땀을 뻘뻘 흘리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땀에 절은 손을 꼭 잡으며 “걱정 마”라고 속삭이던 그는 이제 내 곁에
글: 김수경 │
200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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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말 달린다, 조국을 위해?
말 달리자고 했다.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달리자도 아니었고, 잘 달리자도 아니었다. 말 달리자였다. 노래방만 가면 성대가 찢어지도록 불러젖혔다. 노래하면 잊혀지나. 사랑하면 사랑받나. 돈 많으면 성공하나. 차 있으면 빨리 가지. 닥쳐! 닥치고 내 말 들어. 우리는 달려야 해. 바보놈이 될 수 없어. 말 달리자. 우리는 달려야 해. 거짓에 싸워야
글: 김도훈 │
200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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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흡연유발하는 세상
반년 동안 볼 섹스신을 칸영화제 시작, 이틀 만에 다 봤다. 주인공들은 만나면 거두절미하고 섹스를 하곤 했다. ‘거두절미’라는 표현은 물론 약간의 뻥이 섞인 것이지만, 어쨌건 빈도 면에서나 강도 면에서나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나는 미처 못 봤지만 존 카메론 미첼의 <숏버스>는 영화 한편으로 1년치 섹스신은 다 보여준다고들 했다. 그런 상
글: 이다혜 │
200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