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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음악의 정치적 개입
“기억과 기록의 투쟁을 멈추지 않는 이들과 함께.” 영화 <두 개의 문> 마지막 화면에는 이런 문구가 뜬다. 최근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받은 것처럼 <두 개의 문>을 보는 것,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미 정치적인 행위다. 서둘러 파묻힌 ‘진실’에 접근하는 영화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입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개의 문&
글: 차우진 │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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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다고
요즘 ‘추억 팔이’란 말을 곰곰 되새길 때가 많다. 우리는 문득문득 예전이 더 나았다는 착각에 빠지는데 ‘추억 팔이’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한방 후려갈긴다. 맞는 말인데 기분은 나쁜,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 일단은 그럼에도 좋은 건 좋은 거란 생각을 하기로 했다(심지어 군대에서도 좋은 게 있었으니까). 그래서 팔 거면 제대로 팔라고 말할 수 있다.
글: 차우진 │
20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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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혼자보다 둘이 좋지
20세기와 21세기의 차이는, 뜬금없지만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극단적으로 ‘청년 시절’의 범위가 달라진 데 있지 않을까. 적어도 20세기 말엔 스무살만 넘으면 어른 대접을 받았고 서른살이 넘으면 ‘늙은이’ 취급을 당했다. 그런데 21세기에 20대는 10대의 연장처럼 보이고 외려 서른은 넘어야 ‘어른’ 인증을 받는다. 영화든 드라마든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글: 차우진 │
20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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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지금은 기대할 수 없는 판타지니까
시골 살 때 서울에서 여자애가 전학 왔다. 자갈 깔린 마당을 코스모스로 두른 2층 양옥집에 살던 걔는 ‘도시 여자’답게 촌뜨기들과 말도 섞지 않았다. 기억하는 건 검은 자가용을 타고 학교에 오고 집에 가던 실루엣뿐. 소문이 돌았다. 아버지가 정부 일 하는 무서운 군인이래, 집안에서 정한 약혼자가 있대. 코찔찔이 나는 코스모스나 뜯으며 정체불명의 여자애가 궁
글: 차우진 │
20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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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주권 행사해요!
지난 5년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중 인상적인 건 사람들이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했다는 점이다. 삽질, 명박산성, <나는 꼼수다>와 ‘여의도 텔레토비’까지 실제론 되게 우울한 일들이 진짜 웃기는 뭔가로 둔갑했다. 그만큼 정치가 엉망진창이었단 얘기지만, 적어도 5년간 가장 정치적인 게 가장 재미있던 것도 사실이다. 김재환 감독의 <
글: 차우진 │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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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50주년 타이틀에 걸맞게
<007 스카이폴>은 떠오르는 게 많은 영화다. 일단 하나만 꺼내자면, 내게는 ‘워커홀릭의 다이어리’ 같은 인상을 남겼다. 제임스 본드는 죽을 때까지 일만 할 팔자랄까(오래전의 내 점괘도 그랬다, 엉엉). 이것 말고도 더 많지만 무엇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요원들의 태도나 “시간을 거슬러 간다”는 대사, 그리고 CG 따위 없는 풀 세트 촬영과 애
글: 차우진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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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응답하라 컨트리뮤직
놀라운 재능의 소유자가 우연히 은둔고수의 눈에 띄어 성공한다는 얘긴 오래된 신화다. 이때 재능있는 자는 스스로 그 주인공이, 안목을 확신하는 자는 은둔고수가 되고 싶어질 만도 하다. 하지만 ‘신화’가 그렇듯 여기엔 많은 것들이 생략되었다. 그 공백에는 신뢰로 쌓인 업계 인맥이 있고, 그들이 얽힌 산업이 있으며, 또한 공생관계의 미디어가 존재한다. 물론 이
글: 차우진 │
201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