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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주권 행사해요!

< MB의 추억 >

지난 5년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중 인상적인 건 사람들이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했다는 점이다. 삽질, 명박산성, <나는 꼼수다>와 ‘여의도 텔레토비’까지 실제론 되게 우울한 일들이 진짜 웃기는 뭔가로 둔갑했다. 그만큼 정치가 엉망진창이었단 얘기지만, 적어도 5년간 가장 정치적인 게 가장 재미있던 것도 사실이다. 김재환 감독의 <MB의 추억>은 그 결산이다. 뉴스에 안 나오는 후보들의 길거리 유세, 시민들의 기대, 열정적인 지지자들의 욕망이 마구 뒤섞인다. 5년간 수집한 조각들이 감각적으로 연결되는 동안 이 ‘다큐멘터리’는 정말 웃기고 우울하고 재미있고 무서워진다.

주제곡이라 할 만한 제리 K의 <MB의 추억>(올여름 믹스테이프로 공개되었다)은 수차례 등장하는데, 특히 쥐 가면을 뒤집어쓴 배우가 불도저를 몰 때는 “MB의 추억, 삽질의 추억, 우리가 만든 포클레인 불도저”란 랩에 집중하게 된다. 유일하게 연출된 장면이다. 이물감을 무릅쓰고 굳이 넣은 건 직관적인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이 영화는 정치와 선거와 이미지와 미디어, 그리고 ‘주권’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12월19일, 누구를 지지하든 일단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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