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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레이밴레이밴레이밴이야”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와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이렇게까진 안 했다. 제이크와 엘우드 형제가 블랙 슈트에 페도라까지 쓰고 연방 선글라스를 추어올릴 때도, 홀리가 그 유명한 택시장면에서 얼굴을 반이나 가린 크고 네모난 선글라스를 선보일 때도, 그게 레이밴 웨이퍼러의 가장 강렬한 순간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인퍼머스>가 개봉한
글: 강지영 │
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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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죽은 왕녀를 위한 브로치
한마디로 말하면 HBO의 새 영화 <그레이 가든스>는 쇠락한 상류층 모녀가 어떻게 너구리, 고양이 75마리와 동거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풀 스토리다.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슬픈 영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의 고모인 이디트 부비에 빌과 그녀의 딸 리틀 이디의 실화는 75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고, 최근 제시카 랭과 드루 배리모어의 깊은 우물 같
글: 강지영 │
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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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소년A, 나이키 운동화를 신다
영화 <보이A>. 햇빛이 잘 드는 면회실에 청년과 노인이 마주보고 앉았다. “기분이 어때?”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청년은 1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곧 석방을 앞두고 있다. 노인은 그의 보호감찰관이다. “ 이 가방 안에 뭐가 들었을 것 같아?” 노인이 건넨 녹색 비닐 봉투를 열자 그 안에서 나이키 운동화 상자가 나온다. ‘사이즈 10’
글: 강지영 │
200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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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남자의 발목을 섹시하게 살짝…
영화 <스테이>를 뭐라고 하면 좋을까? 혼돈, 혼란, 모호함. 어떤 말로도 충분하지 않다. 2005년,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대부분의 관객과 평단은 도무지 알 수 없는 플롯에 기겁을 했지만 극히 일부는 환상과 현실이 불분명하게 뒤섞인 독특함에 환호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좋아한 쪽이건 싫어한 쪽이건 공통적으로 인정한 건 영화의 ‘스타일’이다. 뉴
글: 강지영 │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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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쌍안경이 패션이 되는 순간
1930년대 영국의 엄격한 사립학교. 위인 동상과 아이비 넝쿨로 둘러싸인 기숙학교에서 가이 베넷(루퍼트 에버렛)은 확실히 ‘부정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다. 실크해트와 모닝코트, 페이즐리 베스트까지 갖춘 채 교정을 거니는 고상하고 단정한 학생들 사이에서 그는 방탕하고 분방하며 거만하다. 셔츠 단추를 채우지 않거나 밑단을 깃발처럼 펄럭이게 꺼내놓는 건 기본이고
글: 강지영 │
20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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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빛나는 반지 뒤에 숨겨진 진실
해리와 팻은 ‘결혼 생활’을 위해 창안된 커플처럼 보인다. 좋은 직장을 가진 남편과 우아한 아내, 품위있는 저택과 교외의 별장, 일요일이면 손을 잡고 손자를 보러가는 평온한 주말. 이들은 마치 완벽한 결혼 생활의 모범사례인 듯 산다.
<결혼 생활>(Married Life) 속 남편 해리(크리스 쿠퍼)는 보기 드물게 고상한 남자다. 초크 스트라
글: 강지영 │
200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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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가난이 ‘스타일’을 만들다
데뷔작 <말라노체>를 찍을 때 구스 반 산트 감독은 돈이 없었다(그 취향에 돈이 있다고 돈 들인 티가 나는 영화를 찍을 리도 없지만). 다만 마음속에는 늘 마을과 구름, 길과 청년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비전문배우들을 데리고 고향인 포틀랜드에서 입자가 터프한 흑백 필름으로 84분짜리 첫 영화를 찍었다. 담배와 위스키, 맥주 박스가 쌓인 졸렬한
글: 강지영 │
2009-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