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읽기]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메멘토>는 낯선 침대 속, 낯선 사람 옆에서 잠이 깰 때 느낄 법한 그런 매력적이고 전율스런 감정을 불어넣는 영화다. 부분적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정신여행과 같은 느낌을 주고 또 부분적으로는 수많은 플래시백들이 거꾸로 나열되며 오버랩되는 <포인트 블랭크>를 보는 듯도 하다. 비디오가게들은 ‘복고풍 누아르’와
2001-08-29
-
[영화읽기]
프루트 챈의 `홍콩반환 3부작`
과거를 잊은 새로운 홍콩의 씁쓸한 초상●프루트 챈의 이른바 홍콩반환 3부작- <메이드 인 홍콩>(1997), <그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1998), <리틀 청>(1999)- 은 홍콩의 중국반환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세 가지 방식이다. 또한 이 3부작은 언뜻 보기와는 달리 기존 홍콩영화의 전
2001-08-29
-
[영화읽기]
기계조차 살아 숨쉬는 미야자키 월드
● 이 글은 미국에서 <원령공주>가 개봉되기 이전인 98년 11월 <필름 코멘트>에 실린 글로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서구 관객들을 대상으로 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소개하는 글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에 이미 친숙한 국내의 독자들에게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아시아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2001-08-22
-
[영화읽기]
환상의 제국에 뜬 광기어린 달
● 로빈 우드는 사람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퇴행의 형식에 따라 정서적으로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에서 스필버그의 순수함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즉, 스필버그의 영화는 구제받을 수 없을 만큼 타락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문제가 많다고 인식되는 성인세계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유아적인 특성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다. <A.I.&
2001-08-22
-
[영화읽기]
모든 꿈들이 태어난 그곳으로
● 종종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하며 흥미로우리만치 정신분열적이고 자주 사람을 황당하게 하며 <피노키오>와 <오이디푸스>, 스탠리 큐브릭과 ‘Creation of the Humanoids’를 적절히 섞어놓은 스필버그의 <A.I.> 는 영화라기보다는 용솟음치는 심리학의 대광맥이다.일단 제목 분석으로 시작해보자. ‘인공’은 스필버
2001-08-16
-
[영화읽기]
뫼비우스 띠 위의 숨바꼭질
용현, ‘그 자리’에 도착하다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용현은 왜 윤종찬이 가고 싶어하지 않은 미금아파트 504호로 돌아오는가? 그는 중간에 길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504호로 다시 돌아온다. 그는 돌아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순환 안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가 순환 안으로 들어오도록 광태는 강제적으로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 그가
2001-08-16
-
[영화읽기]
뫼비우스 띠 위의 숨바꼭질
● 살아오면서 가장 소름돋는 공포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생각해보면 내 자신이 이유도 동기도 없는 비극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을 때가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은 반드시 찾아오고야 만다. 그럴 때면 한없이 살 떨리게 무서웠고, 절망적이었다-윤종찬편지를 보낸 사람은, 말한 바처럼, 뒤집힌 형식으로 편지를 받은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전갈을 받는다. 도
2001-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