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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가족은 없다 (2)
토드 솔론즈 ‘표’ 영화를 만들다 토드 솔론즈의 독설은 특이한 인물군상의 상황이나 대사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영화에는 자주 정신박약이나 저능아, 호모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에게조차도 감독은 연민의 시선을 거둔다. <인형의 집으로…>를 원래 <호모와 백치들>(Fagots & Retards)로 하려 했다는 감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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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가족은 없다 (1)
● 고래로 미국영화에는 절대 표현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 금기가 있다. 동성애라든가 죽은 동물의 시체를 직접 보여주는 정도는 그 금기의 마지노 선일 뿐이다. 경계의 테두리 바깥에는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간의 연애는 원칙적으로 그 감정적인 ‘공기’만을 그려낼 뿐이지, 둘간의 정사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이 존재하기도 한다. 포르노가 아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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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 거대한 공허
● 60년대라는 시절에 대한 할리우드의 가장 훌륭한 연대구분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은 유일무이한 내러티브 패턴을 가지고 있다. 엄혹하고 힘들었던 제작환경을 이만큼이나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영화도 드물 것이다. 이것은 희열에 가까운 경이로움과 무시무시한 회의주의로 감상해야 할 영화다.<지옥의 묵시록>은 1975년 사
20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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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고단한 시대를 보는 따뜻함
● “천국의 문은 기도에 대해서는 닫혀 있더라도 눈물에 대해선 열려 있다.” 배우들보다 더 열심히 눈물을 찍어내는 관객을 보고 떠올린 <탈무드>의 한 구절이다. 역시 멜로드라마의 위력은 놀랍다. 제목만 보면 룸바풍의 신나는 리듬을 타고 리라꽃 향기가 스며나올 듯하지만, 영화는 선전문안대로 ‘사랑을 위한 하룻밤의 거래’를 다루고 있다. 사랑을 위
20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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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사를 뒤흔든 걸작, 그 작용과 반작용
<시민 케인>은 영화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지만 초창기에는 호평 받기에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내러티브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다, 테크닉이 자체로만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적인 내용이 지극히 피상적이다라는 세 가지 비판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 비판에 대한 비평적 반응이 쌓이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시민 케인&g
200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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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회화성과 음악으로 빚어낸 영상리듬
미조구치 겐지는 샘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1950년 후배 구로사와 아키라가 <라쇼몽>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을 때, “위대한 예술은 나이 50은 넘어야 하는 건데 까마득하게 어린 사람이 상을 받다니” 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때가 미조구치의 나이 52살 때입니다. 그래서 자기도 상을 받기 위해 착수한 게 <오
200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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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모두가 아는 영화, 그러나 알지 못했던 이야기
●지난 8월25일부터 8일 동안 서울시네마테크는 거장들의 대표작 12선을 상영하는 ‘영화사강의 영화제’를 열었다. <씨네21>은 영화상영에 앞서 진행된 강의 가운데 <빅 슬립> 제작과정,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세계, 비평적 사건으로서의 <시민 케인> 등 3개의 강의를 발췌,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지난 8월25일부터 8일 동안
200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