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씨 vs 건달] 건달이 <살인의 추억>에 불편해하는 이유는 80년대가 나쁘지만 귀엽다고? 살인을 ‘추억’할 수 있는 자는 복되다. 그는 적어도 범인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되고, 자살할 용의가 없다면 범행의 공포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마처럼 지겨운 연쇄살인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는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을 좌지우지하는 자리에 있다. 그는 지 글: 남재일 │ 2003-05-15
- [아가씨 vs 건달] 아가씨, <살인의 추억>을 보고 무력감에 빠지다 할리우드보다 못한 세상같으니 생각해보니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기간(1986년부터 91년까지)은 내가 양 갈래 땋은 머리에 포플린 스커트를 나풀거리던 중·고등학생 시절(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마는 언제나 짧게 커트한 머리와 건장한 체격에 <품행제로>의 중필이가 메고 다니던 운동가방을 어깨에 척 걸치고 다녀 험악한 연쇄살인범이라도 지체 글: 김은형 │ 2003-05-08
- [아가씨 vs 건달] 아가씨 <그녀에게>를 보고 남성관을 바꾸다 눈물 많은 남자를 안아야지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를 보면서 약간 놀라운 감정의 경험을 했다. 거의 첫 장면부터 마르코를 보면서 영화 내내 그를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너무나 맹렬하게 든 것이다. 여기서 안고 싶다는 건 ‘후끈 달아오는’ 욕망의 미지근한 표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두팔에 힘을 주어 상대방의 어깨를 감싸고 싶다는 말이다. 언제나 글: 김은형 │ 2003-04-24
- [아가씨 vs 건달] <돌이킬 수 없는>을 보고 신체적 불쾌함에 정신잃다 정신분열증의 만화경모니카 벨루치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라빠르망>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딱 한 가지, 모니카 벨루치와 함께 출연한 로만느 보링제를 보기 위해서였다. <새비지 나이트>에서 로만느 보링제를 본 이후 나는 줄곧 팬이었다. 그런데 <라빠르망>에서 꿩 대신 공작을 본 나는 그 즉시 벨루치로 신발을 글: 남재일 │ 2003-04-17
- [아가씨 vs 건달] 아가씨,<태양의 눈물>를 보고 `부시 휴머니즘`에 말문 막히다 맥락도 이유도 없는오래 전에 봐서 상세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애니메이션 <심슨> 중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 심슨네가 사는 스프링필드 마을에서 영화제가 열렸다. 바트는 뚱뚱한 몸 때문에 바지를 입을 때마다 낑낑대는 호머를 주제로 <영원한 분투>(eternal struggle)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마을 사람들이 다들 영화찍느 2003-04-10
- [아가씨 vs 건달] 건달,<나의 그리스식 웨딩>을 보고 미국의 신경증에 이갈다 지겨운 백인우월주의영화 보고 한참 만에 신나게 웃었다. 순전히 한 남자 때문인데, 그자의 인상착의는 이렇다. 얼굴은 중국식 호떡 같다. 모양은 쟁반처럼 둥글고 포동포동하게 부풀어 올라 있는데 피부는 달 표면처럼 푸석푸석하다. 눈은 거봉포도 알 같아서 일견 경이와 호기심으로 충만한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장난기로 가득하다. 여기에 반대머리와 올 글: 남재일 │ 2003-04-03
- [아가씨 vs 건달] 아가씨,<어바웃 슈미트>를 보고 노년의 성장통을 느끼다 아버지여! 홀로 서소서일단 독자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 한마디. 지난주 ‘슈미트에 대하여(<어바웃 슈미트>)’에 대하여 네 페이지나 읽힌 것도 모자라 이번주에 또 읽으란 말이냐며 독자들이 역정을 낼지도 모른다는 편집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냥 쓰기로 했다. 정 괴로우시면 그냥 넘기시기를(넘기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하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은 있다). 글: 김은형 │ 200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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