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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조폭영화의 사회학을 위해 <두사부일체>와 <화산고>
● 최근 극장가에 나란히 내걸린 <두사부일체>(감독 윤제균)와 <화산고>(감독 김태균)는 학교라는 공통된 배경, 흥행에서 기선을 잡으려는 배급팀의 샅바싸움 같은 요소 이외에 장르의 관습과 차별화라는 관점에서도 함께 묶어 논의할 만한 대상이 된다. 그런데 두편에 대한 개별 리뷰나 비교에 앞서서 먼저 시도되어야 할 것이 이른바 ‘조폭영화’
200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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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궁색한 구원 혹은 허공의 관념 <꽃섬>
송일곤의 영화는 우리를 상상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아니 안내한다기보다는 손목을 잡고 이끌어간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꽃섬>에는 얼마간 ‘해석에의 강요’가 있다. 영화 속의 이미지들은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그들이 명백히 작위적으로 배치된 것임을 드러내는 징후들을 찾아보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잠깐이라도 우리가 상상에 빠질라치
200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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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김경현 교수의 <고양이를...> 비판에 대한 반론
한편의 영화가 공개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점에서, 김경현 교수의 정성스런 비판(<씨네21> 329호)을 받은 <고양이를 부탁해>는 아직도 행운이 끝나지 않은 영화다.김 교수의 비판 요지는 이 영화가 상업영화의 구조 안에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영화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는 점이다. 그는 상업영화가 지켜야
200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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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폴락>, 고흐의 고뇌, 브랜도의 연기
천재인가 사이코인가? 이것은 <라이프> 1949년 8월호 세 페이지짜리 컬러 기사 ‘잭슨 폴록, 그는 미국 현존의 가장 위대한 화가인가?’가 내놓은 질문이다.이제 시장(市場)은 이런 질문을 부적절한 것으로 돌려버린 지 오래되었다. 오늘날은 ‘뜨거운 이슈 잭슨 폴록’, ‘쿨한 이슈 잭슨 폴록’, 또는 ’영화 잭슨 폴록’이 문제일 뿐이다. 에드 해리
200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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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고양이를 부탁해>에 대한 문제제기
김경현/ 미국 UC Irvine 동아시아문학과 교수· kyunghk@uci.edu대중관객의 관습적인 반응에 의해 정해진 규율은 장르를 형성한다. 주인공은 일상에서 찌든 우리와는 다른 멋이 있어야 하며, 적절한 장면에서 달콤한 음악이나 혹은 때에 따라서는 소름끼치는 음악이 나와야 한다. 카메라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줌이나 클로즈업을 써야 하며, 주인공들이 대
200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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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틈새를 찾아라!
우리는 그의 등을 본다. 까만 티셔츠를 걸친 그의 등을 본다. 그는 우리 가까이 있는가 하면 때론 저 멀리 사라져 가는 듯도 하다. 하지만 멀어지는 것은 그가 아니다. 그의 스쿠터는 느리지만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아니 따라잡으려 하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이다. 결국 머뭇거리는 우리 자신이 문제인 셈이다. 그
200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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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모순의 땅, 핍박의 대지에 서서
99년 칸영화제 시사회장, 경쟁부문에 오른 아모스 기타이의 영화 <카도쉬, 성스러움>의 상영을 기다리는 자리였다. 주요 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은 물론 영화 저널의 편집장들, 신문사 기자들, 영화 관계자들이 서로에게 조용한 눈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이스라엘영화가 경쟁부문에 오른 것은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칸영화제가 아니더라도 수십편의
200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