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읽기] 갱스터와 로드 무비의 장중한 결합,<로드 투 퍼디션>(1) 한승원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에는 살부계라고 하는 은밀한 품앗이계에 관한 이야기 나온다. 공산주의자인 아들들이 친일 행위로 축재를 한 아비를 용서하지 못하고 품앗이로 타인의 아비를 죽여주고 누대의 죄를 씻으려는 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굳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운운하지 않아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비슷한 숙명의 그림자를 드리운 2002-10-04
- [영화읽기] 갱스터와 로드 무비의 장중한 결합,<로드 투 퍼디션>(2) 그러므로 살인은 살인일 뿐이다. <대부>가 맥없이 고개를 떨구며 세상을 하직하는 불행한 마초의 초상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반면, <로드 투 퍼디션>의 설리반은 아들의 새 삶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치려는 아버지로 죽어간다. 냉정한 시선으로 공황기의 갱들을 재단하는 영화는 복수와 질투, 미움과 용서 같은 펄펄 끓는 감정들을 식혀서 역사상 2002-10-04
- [영화읽기] 사회적·문화적 편견에 슛을 날리는 <슈팅 라이크 베컴>(1) 오호 이런! 영국에 사는 인도계 소녀가 축구공 차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고? 흐음….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쯤해서 이미 <슈팅 라이크 베컴>의 플롯을 만들어내는 갈등의 축들이 머리 속에 착착 들어서기 시작할 것이다.이 영화의 컨셉은 딱 한줄로 요약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이미 3가지의 주요 갈등 축이 설정되어 있고, 영화 2002-09-24
- [영화읽기] 사회적·문화적 편견에 슛을 날리는 <슈팅 라이크 베컴>(2) 제스의 친구 줄스 또한 축구를 좋아하는 소녀인데 줄스의 부모는 백인 영국사회의 속물스러운 측면을 대표한다. 줄스의 엄마는 영국식 세련미와 우아함을 추구하는 여성이다. 외동딸 줄스가 축구공을 차는 것에는 당연히 반대지만, 그렇다고 유색인종 제스가 자기 집을 드나드는 것에 대놓고 싫은 기색은 내비치지 않을 만큼의 상식과 교양은 갖췄다. 그런데 줄스가 제스와 레 2002-09-24
- [영화읽기] 로맨틱코미디를 가장한 `관계`의 드라마 <어바웃 어 보이> 인간은 섬이 아니라고? 적어도 <어바웃 어 보이>의 주인공 윌 프리먼(휴 그랜트)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낙원의 섬이라고 규정한다. 이 영화는 섣불리 하나의 은유로부터 그와 상반되는 다른 은유로 이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윌의 은유는 약간 수정된다. 윌의 세계는 고도(孤島)에서 군도(群島)로 전환된다. 먼 옛날엔 하나의 산맥에 속 2002-09-13
- [영화읽기] 멕시코산 `상스러운` 예술영화 <이투마마>라는 제목은 멕시코의 조롱어린 비아냥, “니네 엄마도 마찬가지야”(나 니네 엄마랑도 했어)에서 따왔다. 이것은 알폰소 쿠아론의 상스럽지만 또한 예술적인 코미디에 활기를 돋우는 오이디푸스적 추임새다. 이 영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해변을 찾아 길을 떠난 두 친구의 여정을 그린 코미디다. 그리고 한 열살쯤 많고 훨씬 더 현명한, 불 2002-09-13
- [영화읽기] 폭력에 대한 강박 사라진 다케시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1) 소년을 통해 성장하는 어른의 영화는 많다.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어바웃 어 보이>도 그런 유의 영화 중 하나이다. <기쿠지로의 여름>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기쿠지로의 여름>은 할리우드의 성장영화들보다 훨씬 허허실실하다. 뚜렷한 기승전결도 없고 어른들과 아이는 신나게 놀다가 그냥 헤어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과 인 200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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