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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세검정 고개 만두집, 붕어싸만코
출국하는 날 아침,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외할아버지가 오늘내일하신다는 말씀이었다. 연세도 많으신데다 몇번 위험한 고비를 넘긴 중풍 환자셨기 때문에 울먹이는 엄마 목소리가 내겐 더 불안하게 들렸다.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서도 정말 그냥 가도 되는 걸까 조마조마했다. 미국에 도착해 한국에 전화를 걸었다. 현진아, 할아버지 돌아가셨어. 진짜? 하고
글: 안현진 │
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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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펑!
어느 날 자고 있는데 ‘펑!’ 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 드디어 폭발한 것인가.
의문을 갖던 차에 결국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언젠가부터 화가 사라진 것이다. 내 영감의 동기는 분노였다. 분노의 찌꺼기 놀음을 하던 자에게 분노가 사라졌다는 건 의욕을 잃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분노도 의욕도 자극도 없는 삶.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글: 권리 │
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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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죽음의 전조를 낭만적 판타지로 표현한 <수면의 과학>
달콤하고 광적이며 서글픔을 담고 있는 미셸 공드리의 새 영화 <수면의 과학>은 놀라운 조합물이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불행하고 채플린을 닮은 듯한 광인을 연기하는 이 장난기 가득한 낭만적 이야기에는, 공드리가 찰리 카우프만의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든 <이터널 선샤인>의 여운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모습을 볼라치면 공드리의
글: 짐호버먼 │
200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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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변성찬·정한석·남다은의 비평에 대한 반론
582호에 세 평자들의 글이 실렸다. 변성찬은 ‘세계를 다르게 사유하는 방식을 통한 복수’를 그린 색다른 복수극으로 읽으면서, 갈등이 폭발하지 않음을 아쉬워한다. 정한석은 착각과 착란이 빚어내는 뮤지컬로 읽으면서,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공존시키며 판단을 유보시키는 박찬욱 영화의 특징상, 이 영화는 긴장이 느슨하고 판단은 원인 무효화되었다고 비판한다. 남다
글: 황진미 │
200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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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기적>이 남긴 흔적
“장기이식 같은 거 안 되는 거냐? 정말 안 되는 거야?” 친구인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죽음을 늦춰달라고 애원하는 사내가 있다. 돈도 없고 백도 없었지만 악착같이 일해서 승승장구, 사회에서 직장에서 인정받던 남자. 이제 막 사장으로 승진해 정상에 오른 쾌감을 맛보려는 순간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니냐고 항변한
글: 남동철 │
20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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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안전한 KTX를 위해
1990년 모 대학에 근무하던 여성 청소원의 급여는 29만8천원으로,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남성 경비원 임금(121만원)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여성들은 두 직종이 모두 20년 장기근속에 대동소이한 업무라고 생각하여, 남녀고용평등법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지방법원은 두 업무의 성격이 다르기
글: 정희진 │
20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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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디어 양영희
12월2일 토요일 밤 <디어 평양>을 보았습니다. 내가 신뢰하는 동료들이 일찍부터 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어쩌다보니 내 삶의 조건과 리듬에 맞춰 그냥 그날 밤 우연히 보았습니다. 극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개 눈물을 흘렸는데, 그들과 섞여 있던 나는 문득 울음 말고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글: 정한석 │
200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