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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순간의 황홀, 제주의 숨결을 담다, <김영갑 사진전>
이보다 순결할 수 있을까. 자연의 숨결이 피어나는 순간, 김영갑의 사진은 자연의 호흡이며 맥박이다. 그는 신들이 잠들어 있다는 제주의 표정을 20여년 넘게 담아오고 있다. 어떤 이는 진정한 제주의 모습을 그의 사진을 통해 먼저 알았다고 한다. 그만큼 김영갑의 제주경(濟州鏡)엔 매혹적인 끌림이 있다. 감동의 파노라마에 비친 신비로운 야생의 자연에는 바람
200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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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죽음의 대리체험, <위트>
“죽음이여, 너는 정녕 죽으리라” 또는,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을” 같은 시구는 우리를 죽음과 대면시킨다. 이 시를 쓴 사람은 17세기 영국 시인 존 던이고, 그의 시세계를 ‘위트’로 요약한 사람은 병상에 쓰러져 있는 비비안(윤석화)이다. 먼지 묻은 서가에만 파묻혀 일생을 보낸 여교수는
글: 이종도 │
200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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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위고의 원작에 충실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빅토르 위고가 1831년에 발표한 <파리의 노트르담>은 인간의 마음 안에 도사린 천사와 악마를 발견해낸 소설이다. 추하게 찌그러진 외모의 꼽추 콰지모도, 검은 피부와 순결한 심성을 지닌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천국에 도달하려다 지옥에 떨어지고 마는 사제 프롤로. <파리의 노트르담>의 꼭지점을 이루는 이들은 거대한 노트르담 성당을 또
글: 김현정 │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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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우리 현대사의 한풀이 굿 <천년의 수인>
우리 현대사는 세번의 총성으로 어그러졌다. 첫발은 안두희가 김구 선생에게 쏜 것이며, 두 번째는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쏜 총알이며, 세 번째는 광주에서 시민에게 쏜 총알이다. 이 상처를 안긴 이들이 뉘우치고, 상처를 입힌 자들과 입은 자들이 한을 풀어야 우리네 삶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연출가 오태석식 해석이다.
연극으로 어떻게 이
글: 이종도 │
200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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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고독한 현대인의 영혼을 만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현대인의 초상은 ‘외로움’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광장’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로 그들은 외롭다. 좀처럼 뭉쳐질 수 없는 모래알과도 같다. 그래서 그들의 긴팔은 더욱 야위어가고, 내장을 담고 있는 원형의 몸통과 볼품없는 몸뚱이가 차지하는 면적 또한 좁아지며 하늘로만 맞닿아간다.
고독한 현대인의 단상을 가장 인상 깊게 담아낸 작
200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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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한 수학자 딸의 ‘가족’에 대한 증명 <프루프>
캐서린은 20대에 미쳐버린 천재수학자 로버트의 둘째딸이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그녀는 이제 아버지의 장례식을 기다리고 있고, 서재에선 로버트의 옛 제자 핼이 그가 남긴 100권 넘는 노트를 조사하고 있다. 밤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에게 연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캐서린과 핼. 그러나 핼은 잠긴 서랍에 감추어둔 노트에서 발견된 중요한 증명이 자기 것이라는
글: 김현정 │
200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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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젊음의 탄력이 느껴지는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천 한장을 제외하면 무대장치가 없고 음향장비도 없다. 배우들의 육체와 목소리가 전부다. 생소하게만 들리는 장르 아카펠라 뮤지컬. 그러나 <거울공주…>는 가끔은 학예회 같기도 한 치기마저도 못 본 척 넘어가게 만드는 귀여운 뮤지컬이다. 몸으로 동굴과 의자를 만들고, 나란히 붙어앉은 배우들이 음계를 나누어 맡
글: 김현정 │
200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