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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저 땅에 사는 저 사람들의 삶 <비스트>
“아저씨, 욕조섬을 떠나실 거예요?” 또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뒤, 6살 소녀 허쉬파피(쿠벤자네 왈리스)가 묻는다. 아저씨도, 아버지도 대답은 똑같다. “아무도 안 떠날 거야.” <비스트>는 루이지애나 남부 어느 어귀에 있을 법한 수몰 직전의 마을에서 끝까지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우는 저 강인한 사람들을 뒤쫓는다. 그들은 피난 대신 축제를, 울
글: 이후경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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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아프리카의 희망, 그리고 자유의 상징 <아기 기린 자라파>
자유주의가 꽃피기 시작하던 19세기 전반에도 유럽의 한편에서는 여전히 야만적인 노예무역이 성행하고 있었다. 당시 아프리카는 유럽인들에겐 낯선 땅이었다. 1825년, 오스만 제국의 이집트 총독 무하마드 알리는 프랑스 샤를 10세의 즉위를 축하하는 의미로 아기 기린 ‘자라파’를 선물했다. 자라파는 프랑스 땅을 밟은 최초의 기린이었다. <아기 기린 자라파&
글: 윤혜지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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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엇나간 감정의 갈퀴 <여친남친>
대만과 한국의 현대사는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 오랜 기간 일제 강점기를 거친 뒤에 분단의 상처를 지니고 있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민주화의 과정 이후 극단적 성공의 시기를 달렸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역사가 주축이 되는 대만영화들은 굳이 시대사를 몰라도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 영화 <여친남친>도 그런 작품
글: 이지현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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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꼴찌들의 반란 <굿바이 홈런>
“꿈이 없이 살 수도 있어. 꿈만 꾸며 살 수도 있어.” 영화에 수록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 <너클볼 콤플렉스>의 첫 소절이다. 이 짤막한 두 마디의 노랫말에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청년들이 처한 가장 큰 딜레마가 숨어 있다. 요컨대 선택은 두 가지다. ‘꿈을 놓고 철저한 생활인으로 살거나, 아니면 꿈만 꾸면서 쫄쫄 굶거나.’ 이런 무자비한
글: 이기준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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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수없이 많은 사랑의 모양 <비러브드>
마들렌(뤼디빈 사니에르, 카트린 드뇌브)은 자신이 일하던 직장에서 빨간 구두를 훔쳐 신는다. 그리고 그 구두 때문에 자신이 창녀인 줄 알고 접근한 남자와 돈을 받고 섹스를 한다. 이후 그녀는 그 장소에서 다시 남자들을 기다리고, 친구한테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자호밀(라디보제 부크빅, 밀로스 포먼)과 역시 돈을 받고 잠자리를 한다. 자호밀은 체코에서 온 의사
글: 김태훈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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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한편의 가볍고 유쾌한 처세서 <남자사용설명서>
나폴레옹이 했다던데,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자고,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다.” 그렇다면 삼단논법에 따라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여자’일까? 이원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이에 대해 삐딱한 대답을 내놓는다.
최보나(이시영)는 ‘광고계의 아방가르드’ 육봉아 감독(이원종) 밑에서 5년째 잡일을 도맡아 하는
글: 이기준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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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따뜻한 남쪽의 섬 <남쪽으로 튀어>
여기에 바다를 표류하는 한 남자가 있다. 기름이 떨어진 어선을 타고 대책없이 갑판에 누워 있는 그를 발견한 해경이 소리쳐 묻는다. “당신 대체 누군데 죽은 사람마냥 거기에 누워 있냐”고. 그의 이름은 해갑(海甲)이다. 원래는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이었는데 사상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두명의 국정원 요원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그가 만든 영화 <주민등
글: 이지현 │
201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