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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픽션을 흔드는 현실, 김성찬 평론가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몇년 전 이 영화를 접했다면 감회가 달랐겠다. 작품 속 불법 체포된 2022년 이란 히잡 반대 시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검사, 여기에 독립적이기는커녕 순응하는 사법부, 현실과 다른 보도를 일삼는 매스미디어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세속적인 군중의 모습을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저 멀리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스펙터클로 즐겼을지 모른다. 그러니
글: 김성찬 │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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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해커의 탄생, <해피엔드>
가까운 미래의 도쿄를 영화의 시공간으로 제시하는 <해피엔드>.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영화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것 같다. 후미(이노리 기라라)를 따라나선 코우(히다카 유키토)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그곳에서 소위 운동권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일본 포크송의 상징적 존재인 오카바야시 노부야스가 발표한 <くそくらえ節>(똥이
글: 문주화 │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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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이야기의 중력을 캐릭터의 매력으로, <썬더볼츠*>
태스크마스터(올가 쿠릴렌코)가 초반부터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 몰랐다. <썬더볼츠*>는 자인하듯 마블 서사에서 탈락한 캐릭터들의 재활용 프로젝트다. 갱생의 여지가 있는 재활용 캐릭터들을 모아두고 바로 한명 탈락시키며 시작하는 걸 보고 마블의 나쁜 습관이 또 시작됐구나 싶었다. 하지만 또 한번 실패의 길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였던 <썬더볼츠
글: 송경원 │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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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무기력은 무능력보다 나쁘다, <썬더볼츠*>
영화를 자주 챙겨보지 않는 사람에게 영화평론가라는 신분을 밝히면 나오는 가장 흔한 반응 중 하나가 “요즘 볼 영화 뭐가 있냐”라는 질문이다. 나는 최근에 흥미롭게 본 몇몇 작품의 제목을 주워섬기는데, 보통은 저 질문 자체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한 예의 바른 반응에 불과하기에 관련 대화는 여기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상대가 말을 덧붙이는 때도
글: 이병현 │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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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빛’이 있는 그곳을 향하여,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흐르는 물처럼 시작된다. 수평 트래킹으로 담은 인도 뭄바이의 밤거리는 눈앞에서 쉴 새 없이 지나간다. 그러다 카메라는 때때로 속도를 늦춰 거리에서 서성이는 이들을 바라본다. 이런 진행은 이 영화에 대해 붙는 수식어들, ‘몽환적’이라거나 ‘마술적 리얼리즘’을 담았다는 말을 불러오는 이유 중 하나다. 물 같이
글: 홍수정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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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희망의 본질에 대하여, <사유리>
미리 밝히겠다. 나는 일본 문화의 열성적인 팬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사로잡혀 <사유리>를 보았고 흥미로웠다. 기대감과 데이터베이스가 없어서 그렇게 봤을 수도 있다. 이 글은 무지로부터 출발한다. <사유리>는 이질적인 두개의 장르를 꽤 잘 어울리게 접목한 형태의 영화다. 두개의 장르 중 하나는 호러고, 다른 하나는 열혈물
글: 오진우 │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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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전략과 각성의 딜레마, <로비>
하정우 감독의 <로비>는 국책 지원사업을 따내려는 한 스타트업 회사의 작전기로 접대 골프라는 관행적 악습에 (영화의 대사를 빌려오자면) ‘명랑’한 접근을 시도한다. 이 영화에서 신선하게 여겨지는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 누아르와 범죄영화에서 밀실로 변형되었던 전통 누아르의 암흑가를 골프장의 필드로, 부정함을 드러내는 부수적 수단으로 단 몇
글: 유선아 │
202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