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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삶의 먹
엊그제. 잠을 자려는데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정확히 말하면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 아침의 일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전화로 “혁아, 네 아빠 갔어”라고 했다. 엄마의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 같이 살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멍했다. 꽤 오래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10여분 정도. 슬픈 건지 아픈 건지 기억도 안 난다. 이후 어떻게 장례
글: 정재혁 │
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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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싱글 고릴라
영화제의 나날이었다. 여성영화제를 보내니, 전주영화제가 닥쳤고, 전주 출장을 다녀오니, 환경영화제가 기다렸다. 전주의 기운을 떨쳐내기도 전에 찾아들었지만 환경영화제의 상영작들은 각별했다. 상처 입은 자연은 위태로웠으며, 멸종 직전의 산골 마을은 유독 외로워 보였다. 간혹 유머로 칼을 벼린 블랙코미디도 있었다. 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메시지들
글: 장미 │
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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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지금 믿을 건 뭐?
로또00이란 사이트가 있다. 당첨확률이 높은 번호조합을 알려주는 곳이다. 여기서 배출해낸 1등만 15번이란다. 소문을 듣고 혹했다. 그런데 유료다. 한달에 9900원, 4개월에 3만3천원. 그래도 가입한 사람들은 많아 보였다. 사이트에는 운영진이 당첨자를 인터뷰한 내용도 올라와 있었다. “1등 당첨 비법은 어떤 것인가요?”라고 물으니 당첨자는 “제가 로또0
글: 강병진 │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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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가짜 세상
“동대문 상인 무시 말아. 니 아빠도 그 돈 벌어 다 너 유학시킨 거야!” <신데렐라맨>에서 ‘거지’ 권상우는 카피를 등한시하는 윤아에게 이렇게 호통친다.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지론에 따르면 카피는 곧 먹고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드라마가 이렇게 카피의 도덕성을 대변할 지경이니 실제는 더하다.
최근 친구가 핫하다며 귀띔해준 인
글: 이화정 │
20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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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캬아~ 좋다
맥주가 좋다. 주종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건 아니기에 주당이랄 순 없지만, 소주도 와인도 정종도 아닌 맥주를 향한 애정만큼은 자신있다. 한데 단서가 붙는다. 효모를 키워 만들어 마실 정성도 없고, 원료와 생산지에 열광하는 마니아도 역사를 꿰는 전문가도 아니다. 대형마트건 편의점이건 허름한 슈퍼건 어디서나 파는 평범한 맥주로 범위를 한정하자. 기왕이면 캔맥
글: 안현진 │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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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인터뷰 기술
4월 첫 번째 마감 뒤 가진 술자리. 이날 화제는 단연 K 객원기자(예의상의 이니셜, 책 뒤져보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음)의 인터뷰 질문지였다. 동석했던 J기자(정체가 궁금하면 K에게 이메일로 문의하길.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음)는 K의 빽빽한 인터뷰 질문지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전했다. J가 전한 바에 따르면, K의 질문지는 꽤 정교한 구성을
글: 이영진 │
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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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타르코프스키 생각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포함하여 모스필름 회고전을 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고 나서 시간이 되면 가봐야겠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갈 시간이 날 것 같지 않자 그냥 쓰기로 한 생각. <증기 기관차와 바이올린>은 생각해보니 필름은커녕 DVD로도 다시 본 적이 없다. 질 나쁜 불법 비디오로 오래전에 보았으니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이반의
글: 정한석 │
200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