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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태양은 가득히
<주말의 명화>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소피아 로렌을 처음 본 것은 TV를 통해서였다. 무슨 대단한 작품이 아니라, <돌고래 위의 소년>(1957)이라는 할리우드 대중영화였다. 웨스턴의 총잡이로 유명한 앨런 래드와 공연한 것인데, 로렌은 그리스의 해녀로 나온다. 그리스의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이 그림처럼 제시된 도입부에 이어, 입으나마나
글: 한창호 │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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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배우가 ‘작가’라는 말을 들을 때
지나 롤랜즈는 ‘작가 배우’이다. 작가 배우란 ‘작가 감독’을 의식해서 존 카사베츠가 고안한 개념이다. 자기 스타일이 분명한, 혹은 예술적 입장이 뚜렷한 감독이 있듯, 그런 배우도 있다는 것이다. 예술적 영예가 감독에게만 너무 치우친 경향에 대해 시대의 반항아로서 카사베츠가 비틀기를 한 셈인데, 본심은 배우에게도 예술가의 월계관을 씌워주려는 데 있었다.
글: 한창호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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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여신의 관능, 매혹의 화신
<길다>(1946)는 ‘리타 헤이워스의 모든 것’이다. 오직 헤이워스에 초점을 맞춰 만든 작품이기도 하고, 또 마치 헤이워스의 실제 삶을 암시하듯 비밀스런 과거에, 강박적인 관계의 현재, 그리고 모호한 미래가 섞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헤이워스는 당시 ‘천재 청년’ 오슨 웰스의 아내였는데, 막 딸을 출산한 뒤 2년여의 공백을 깨고 <길다
글: 한창호 │
201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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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고통받는 사람들의 연인
<길>(1954)의 주인공 젤소미나는 성장이 멈춘 여성이다. 이를테면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1959)의 주인공인 오스카와 비슷한 캐릭터다. 단 오스카는 나치 독일에서 자의로 성장을 거부했다면, 젤소미나는 전후 이탈리아에서 타의에 의해 성장이 중단된 경우다. 단호하고 광기에 가까운 의지의 오스카와는 달리 감성의 젤소미나는 연약
글: 한창호 │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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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스크린을 찢고 뛰쳐나온 팜므파탈
만약 필름누아르의 팜므파탈이 스크린 밖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육감적인 몸을 감싸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긴 담배를 입에 문 관능적인 여성이 당신 곁에 와서 담뱃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면 말이다. 허구에선 그 여성과의 위험한 관계를 상상할지 몰라도, 현실에선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못됐다고 경멸하는 경우가 더 많
글: 한창호 │
201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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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여장부, 홀로 서다
니콜라스 레이의 <자니 기타>(1954)에서 조앤 크로퍼드는 서부의 남자들을 부하처럼 부리는 여장부 비엔나로 나온다. 비엔나의 기가 얼마나 센지, 서부 최고의 총잡이 자니 기타(스털링 헤이든), 그리고 무법자 댄싱 키드(스콧 브래디)도 그녀 앞에선 왜소한 부하처럼 보일 정도다. 비엔나는 여성이기보다는 불패의 서부 사나이처럼 행동한다. 단호하고,
글: 한창호 │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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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오! 마돈나]
[한창호의 오! 마돈나] ‘인형의 집’을 뛰쳐나온 노라
리브 울만은 잉마르 베리만의 유명 배우들이 대개 그렇듯 연극 무대 출신이다. 그런데 영화 데뷔는 베리만의 다른 배우들과는 약간 달랐다. 이를테면 막스 폰 시도, 잉그리드 튤린, 비비 앤더슨 등은 전부 스웨덴의 연극 무대에서 연극연출가 베리만과 인연을 맺은 뒤, 베리만을 따라 자연스럽게 영화계로 진출했다. 리브 울만은 노르웨이 출신이고, 스웨덴이 아니라 노
글: 한창호 │
201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