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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축구판 무혈혁명
축구판 무혈혁명(soccer version of velvet revolution). 6월30일자 <뉴욕타임스>가 2002년 6월 한국의 모습을 스케치한 표현이다. ‘얼터너티브’한 성향의 스캇 버거슨(Scott Burgeson)도 혁명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국사회의 분위기의 급격한 변화를 관찰한 글을 썼다. 웬 ‘혁명’? 혹시 “수많은
200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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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공차기의 즐거움
‘월드컵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라는 질문은 억지로 만든 물음인 것처럼 들린다. 이 세상에는 물음이 성립되지 않는 질문도 많다. 아무것도 묻고 있지 않는 질문이 헛되이도 물음표(?)를 달고 있다. ‘우리’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월드컵으로 국가 브랜드가 올라가고 스타 플레이어들의 몸값이 50억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해도
200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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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편지2- 보수는 공기처럼
해미님.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8강에 오른 아침 서울은 열기로 가득합니다. 이런저런 방송과 신문들(심지어 와 <뉴스위크>를 포함한)이 요청한 월드컵에 대한 ‘독설’도 모두 사절하고, 그저 ‘축구나 보며’ 지내자 했습니다. 고단한 사람들이 모처럼 맞은 축제를 모욕하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축제를 분별할 책임은 없지만 축제를 즐길 권리는 충
200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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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 페미니즘과 그 사회주의(3)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콩글리시다. 콩글리시라는 말이 경멸적인 뜻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무언가 어의전성이 있다는 뜻이다. ‘페미니즘’이라고 표기하는 사상적 지향의 실체는 알파벳으로 ‘feminism’이라고 표기하는 것과도 다르고, ‘여성주의’라고 한글로 번역해서 표기하는 것과도 다르다. 따라서 ‘페미니즘’이라는 한글 단어 앞에 ‘자생적’이라거나 ‘
200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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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서민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서민 흉내를 내고 다녀서 그런지, 구청장이나 군수, 구의원이나 군의원을 하는 사람들도 너도나도 서민 흉내를 내고 있다. 어렸을 적에 못 먹고 못 살고 지지리도 고생한 궁상을 무슨 훈장이나 되는 것처럼 떠벌리고 다닌다. 서민이란 본래 돈도 백도 없이 뼛골 빠지게 고생해서 겨우겨우 먹고사는 사람이라는 뜻일 게다.선거 때가 되
20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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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편지 1
해미님. 서해안을 따라가다보면 해미라는 곳이 있습니다. 역시 서해안에 있는 비인과 함께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땅이름 가운데 하나지요. 나는 그 이정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환해지곤 합니다. 특히, 그 이정표를 기다리는 것을 잊고 있다 우연처럼 그 이정표를 만나는 순간은 정말 근사합니다. 사람이든 땅이든 아름다운 이름은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그의
200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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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 페미니즘`과 `그 사회주의`(2)
오늘날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은 문화적으로 ‘쿨’할까. 이 질문은 최근 이 지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에 대한 나의 시각이다. 즉, 어떤 사상이 문화적으로 멋지고 세련되었을까라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 달리 말해 사회주의든, 페미니즘이든, 혹은 다른 ‘주의’나 ‘이즘’이든 거대 담론에 대한 일반인(나를 포함한)의 반응이 ‘실제로 그렇다’고 판단한다
2002-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