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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놈이 굴복했다, 앗싸~
남의 집 고양이를 보면 납치하는 상상을 한다. 꼭 주인이 있는 고양이여야 한다. 길고양이들은 좀처럼 경계심을 풀지 않아 납치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기에 ‘남’의 동물에 대해 느끼는 더러운 욕망도 가세한다. 흔히 말하는 ‘갯과’ 고양이에겐 별로 감흥이 없다. 하지만 도도한 고양이, 사람이 그 앞에서 소녀시대 춤을 추든 제발 좀 쳐다봐 달라고 네발로
20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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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샴푸의 요정이 짜릿짜릿해요
상담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겉보기에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사는 신체 건강한 남성입니다. 오늘 이렇게 펜을 들게 된 것은 제가 미용실에 갈 때마다 느끼는 쾌감이 너무 추한 것은 아닌지, 중년의 주책이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미용실, 그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세계. 어려서 엄마를 따라 미용실에 가보면 정말 별천지 같았습니다. 가운을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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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텔레걸’은 곗돈을 탑니다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밤부터 난 남몰래 갈등한다. 내가 좋아하는 유재석과 멋진 여자 김원희의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볼 것이냐, 강호동과 그의 친구들은 물론 완전 소중한 아저씨 최양락의 합류로 시작된 <야심만만2>를 볼 것이냐. 뭔 같지도 않은 고민이라고들 비웃겠지만 난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좀 시들해지긴 했으나 화요일엔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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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인생 한 방, 그냥 즐겨~
어느 쪽이냐 하면, 난, 양아가 좋다. 조폭들이 이권 위해 나와바리 전쟁하는 사이 담뱃값 위해 골목길 삥을 뜯는 좆밥, <피도 눈물도 없이> 류승범의 언투와 <파이란> 최민식의 궁상과 ‘새됐어’ 싸이의 몰골을 모핑 렌더링하면 완성되는 종자, 걔네들 말이다.
왜냐.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 띠고 태어난 거라며 내 출생목적까지 일방 지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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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박찬욱 선배의 그, 그것마저…
지난 연말, <씨네21>로부터 ‘길티플레저’ 코너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나는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으며 거듭 거절했다. 도대체 저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일까요? 제게는 ‘길티플레저’가 없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너무 평범하고 정말 별로예요. 이런 내용의 거절 통화 중인 내 얼굴은 이미 새빨개져 있었다. 내게 왜 길티플레저가 없겠
사진: 윤운식 │
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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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때로는 죄책감을, 때로는 위로를
길티플레저? 나의 부끄럽고 은밀한 즐거움? 그런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생각나는 것은…, 음… 말하지 못하겠다. 너무 부끄럽고 은밀하니까. 또 곰곰이 생각해보자. 또 생각나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말하지 못하겠다. 이걸 내가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아? 또 생각나는 것이 있다. 하지만 너무 유치해서 죽어도 말하지 못하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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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저] 작부귀신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거야
약속시간 2시를 어느덧 20분이나 넘기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평소에 타지도 않던 택시를 타고 논현동 어귀에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벌겋고 노랗게 쓰인 현란한 각종 선녀보살 간판들이 즐비했다. 내가 찾은 곳은 그중 허름한 원룸이 켜켜이 들어앉은 한 건물의 이층 입구 집이었다. 띠리띠리 띠리띠리디~ 단음의 <엘리제를 위하여> 초인종과 함께 이십
200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