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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13th street / 늦겨울 그 중국집, 이은주를 떠올리다
뉴욕에 온 이후 얼마간은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던 DVD구입하는 재미에 빠졌었는데, 특히 이베이 (ebay)의 흥미진진한 경매과정을 꽤나 즐겼다. 그 와중에 매우 저렴하게 구입에 성공한 타이틀이 있었으니, 바로 오즈 야스지로의 콜렉션이였다. DVD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DVD의 명가’ 크라이테리온(CRITERION-
글: 백은하 │
200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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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12th street / 테디 베어, 죽은 염소, 쿠바 그리고 카메라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심하게, 좋아하는 편이다. 틈만 나면 사진을 찍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는지 아주 어릴 때부터 가만히 뭔가를 보고 있으면 사진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솟구쳐 올랐다. 초등학교 때 친구에게 속아서 만 원인가를 주고 산 아주 질 나쁜 카메라부터, 어린이 잡지 중간쯤에 끼워있던 점선을 따라 자르고 접으면 사진기가 되는 마분지 카메라 (
글: 백은하 │
200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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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11st street / 친절한 로저 에버트씨
만약 한 사람의 관객의 입장에서 훌륭한 평론가를 뽑는다면 평단에서 인정하는 평론가와 다른 사람이 될 확률이 크다. 이번 주말 7천원의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려야 하는 이기적인 관객의 마음으로 본다면, 자신의 영화사적 지식을 주석하나 붙이지 않고 끊임없이 늘어놓은 다음, “이 말을 이해 못하는 네가 무식한 거야!”고 쏘아붙이는 고매하신 평론가들 보다
글·사진: 백은하 │
200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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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10th street / 문 앞에 서서
사람의 눈이란 어찌나 간사하고 의심이 많은지, 직접 보기 전까진 잘 믿지도 않고 실감도 못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올해 초부터 뉴욕의 많은 잡지와 뉴스에 솔솔찮게 등장했던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의 ‘게이츠’(The gates) 프로젝트를 내내 접하면서도 참 노인네들 뭐하러 그런 걸 만든담, 하고 심드렁하게 느꼈던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걸어 다
글·사진: 백은하 │
200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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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9th street/아무도 이 도시의 아이들을 모른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마지막 시즌에서 낭만적인 러시아 예술가와 데이트하던 캐리는 그의 손에 이끌려 매일 새로운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어제는 이탈리아, 오늘은 프랑스, 내일은 한국. 고가의 비행기 티켓도, 골치 아픈 제트렉 걱정 없이도 이런 여행이 가능한 도시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뉴욕이다. 리틀 이탈리아와 차이나타운이 등을 붙이고,
글: 백은하 │
200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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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8th street / 아담의 아름다운 키스
당신이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게다가 “커피 마실 돈이면 술을 먹겠다”고 공공연히 외치고 다니는 전형적인 한국형 남성이라면, 아마 열었던 문을 닫고 돌아설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꽤나 개방적이며, 카페를 놀이터이자 삶터로 생각했던, 뉴욕에서 살고 있는 어떤 여자도 잠시 머뭇거려야 했으니까.
이곳은 첼시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카페 ‘빅 컵’이다. 카페에
글·사진: 백은하 │
200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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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7th street / 기억을 지우면 행복해질까?
생각해보면 잊고 싶은 기억들이 너무 많다. 누군가 더 이상 말 붙일 수 없는 다른 세계로 떠나버렸을 때의 그 무력함,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저물어 갔던 어떤 연애를 둘러싼 상실감. 사실 이런 일들이 닥쳤을 때는 너무 아팠다. 그냥 ‘가슴이 아파요’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는 것처럼 고통이 느껴졌다. <맨 인 블랙>의 윌
글: 백은하 │
200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