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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내가 그들을 믿지 못하는 이유
대학에서 ‘공공(公共)경제학’을 수강할 때, ‘수선 경제학’이란 이름이 더 어울리지 싶었다. 큰돈 들여 내 집 마당을 크고 우아한 정원으로 꾸몄더니 이웃의 집값이 덩달아 오르는 무임승차 효과나 옆 동네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우리 동네에 피해를 준 환경오염의 경우 시장원리로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시장의 실패를 치유할 방법을 수학적으로 찾아내
글: 이성욱 │
200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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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괴상보다 일상을!
<브로크백 마운틴>과 <왕의 남자>는 동성애영화인가? 누군가는 동성애 대신 퀴어(queer)하다는 표현을 쓸 것이다. ‘queer’의 사전적 뜻은 이렇다. ‘괴상한, 의심쩍은, 찌뿌드드한, 나쁜, 가짜의, 망쳐놓다, 동성애의’ 등등. 이 중 ‘동성애’란 뜻의 포스가 워낙 강해서 ‘나쁜’ ‘가짜의’ 같은 뜻은 쓰이지 않게 됐다고 한다.
글: 권민성 │
200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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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눈물 나는 이름, 아빠
응급실. 막 수술을 마치고 나온 듯한 남자가 누워 있다. 그 옆에는 딸로 보이는 여자가 서 있다. 갑자기 남자의 숨이 가빠진다. 소녀는, 그를 멀뚱멀뚱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다. 그렇게 남자는 세상을 등졌고, 소녀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린다.
며칠째, 아니 몇년째 같은 꿈이다. 이 꿈이 나를 찾았다는 것은 곧 3월이 온다는 암시다. 남들에게 3월은 꽃
글: 손주연 │
200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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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괴물은 되지 말자
병은 메신저다. 코 속에 혹이 자랐다. 심한 기침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 병들은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처럼 합창을 했다(<마이티 아프로디테>). “이봐, 직장 다니며 영화를 만드는 건 네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라구.”
3차까지 간 경선이 끝나고 연출을 하기로 결정된 순간 몸의 기는 ‘엥꼬’가 났는데, 새벽 5시까지 마시곤 8시에 일어나 시나
글: 이종도 │
200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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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나는 그림책이 좋다
내가 어릴 적에는 그림책이라는 물건이 없었다.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가져보지 못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책은 국민서관에서 나온 딱딱한 표지의 동화책 전집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황스럽게도, 삽화가 아니라 단추처럼 생긴 눈과 털실로 땋은 머리카락을 가진 인형 사진이 있었다. 혹시 그 전집만이 고집한 독창성이었던가. 그럴 리가 없다. 헨젤과
글: 김현정 │
200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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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직업의 세계
영화전문지 <시네아스트> 2005년 겨울호가 ‘세계 영화비평의 현재’라는 제목의 지상(紙上) 심포지움을 열었다. 20개국 22명의 현직 영화평론가들에게 설문을 돌려 답변을 받았는데 글쟁이 아니랄까봐 모든 대답을 아우르는 한편의 에세이를 제출한 평론가들도 있었다. <시네아스트>는 2000년에 미국 평단을 대상으로 비슷한 특집을 게재한
글: 김혜리 │
200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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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아쉽지 않아서 아쉬워
클릭 한번으로 영화 예매가 되고, 극장에서 보는 것과 (화면 크기 빼고는) 별 차이없는 음질과 화질의 DVD가 널린 세상에 산다는 일은 큰 복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해왔다. 비디오 아이팟이면 드라마도 다운받아 보는 세상인데. 편하다. 너무 편하다. 그래서 가끔은 영화가 아쉽지 않다. 극장에서 못 본 영화는 DVD 출시를 기다리면 되고, DVD 살 돈이
글: 이다혜 │
200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