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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그 시대를 기억한다는 것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된 인질들, 남아시아의 이재민 문제가 염려스러운 습한 우기 속, 8월의 첫주다. 올해 한국영화에 대한 근심이 유난한 가운데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와 황규덕 감독의 <별빛 속으로>는 한편으로는 글로벌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양자간 협정인 FTA가 주도하려는 금융경제가 주조하는 세계 문화 속에서 한국영화의 자리를
글: 김소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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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폭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질문하는 영화 <폭력의 역사>
이상한 일이다. 디지털의 시대가 도래하기 오래전부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필름을 오늘날에야 디지털적이라고 부를 만한 무차별적인 상상력의 캔버스로 다루었다. 인간의 신체는 곤충과 몸을 섞고, 기계와 성교하며, 환각은 현실을 밀어내고, 가상은 실재와의 경계를 지웠다. 목적의식과 윤리에서 완전히 해방된 환각과 착란에의 미치광이 같은 탐닉, 기계 혹은 곤충으로
글: 허문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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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블록버스터들의 여름, 해커들의 세상
이번 시즌의 블록버스터들에 대해 단평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짧은 평을 하기에도 조금 힘든 것이, 최근 자기만의 지역적 특성, 그 리듬과 이야기 전달법을 가진 영화들을 한꺼번에 몇편 볼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샛길을 둘러가려 한다.
최근 뉴델리에서 열린 오시안 시네 팬 아시아와 아랍영화제를
글: 김소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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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홍콩 누아르의 장르적 기원에 대한 탐색이자 자기 유희를 즐기는 영화 <익사일>
만일 <트랜트포머>와 <다이하드4.0>의 배틀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다이하드4.0>의 편에 서겠다. 물론 <다이하드4.0>이 더 심오해서가 아니다. <트랜스포머>의 이야기는 엉망이지만, 그렇다고 <다이하드4.0>의 이야기가 근사한 것도 아니다. 상부의 명령이라 해도 범인 하나를 잡으러 시가지
글: 허문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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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느낀 단상들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전영객잔’을 쓰고 있다. 카를로비 바리(Karlovi Vary)는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소도시다. 곳곳에서 철분이 많이 함유된 고온의 온천수가 솟고 있다. 시간을 견뎌낸 키 큰 수목들과 고성, 웅장한 저택과 관광객으로 이 작은 도시는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선물 가게에는 보헤미안 크리스털 물건들로 풍요롭
글: 김소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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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사실과 우화, 판타지와 환각, 공간과 인물을 입체파 회화처럼 배열한 <스틸 라이프>
올해 1월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스틸 라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 뜻밖에 네덜란드어 자막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이 힘겨웠다. 인물들간의 관계를 짐작하느라 헉헉거리는 와중에 지난해 베니스에서의 황금사자상 수상과 그 이후에 쏟아진 찬사에도 불구하고, 그 찬사에 대해 가졌던 얼마간의 의구심을 다시 떠올렸다. 유럽 영화계가 제3세계의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
글: 허문영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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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여성 캐릭터 마돌린을 통해 살펴본 <디파티드>의 정치적 아포리아
영화 안에서는 중요하게 취급받지 못하고 소소한 상황 속에 처해 있다 사라지나, 극장을 떠나는 마음을 붙잡는 상황이나 인물이 가끔 있다. 나에겐 <디파티드>의 마돌린이 그랬다. 마돌린을 연기한 베라 파미가는 미국 뉴저지에서 우크라이나 이민자의 딸로 태어나, 2005년 <절망의 끝>(Down to the Bone)으로 로스앤젤레스 비평가
글: 김소영 │
200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