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시각의 ‘병참학’, <전쟁과 영화>
“단지 죽은 자들만이 전쟁영화의 종말을 봐왔다”라는 (플라톤식의) 말이 있다. <전쟁과 영화>(폴 비릴리오 지음 | 권혜원 옮김 | 한나래 펴냄)라는 제목의 책과 마주할 때, 아마도 우리는 전쟁 자체와 그에 대한 이야기의 항구성을 이야기하는 그런 식의 언급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폴 비릴리오의 이 책을 직접 펴보는 순간 우리
글: 홍성남 │
2004-05-28
-
[도서]
명랑만화가 살 수 없는 세상, 최규석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90년대 후반쯤 패러디 만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사실 본격 패러디 만화라 부를 만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영화나 CF, 또 다른 만화들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만화에 곧잘 등장한 만화들이었다. 어느 경우에는 ‘패러디 만화’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노골적인 복제를 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적어도 패러디가 되려면 원전 텍스트에 대한 새롭고 창의적인 해석이 필요한데, 대
글: 권은주 │
2004-05-21
-
[도서]
히치콕의 <새> 완정정복
동물 스펙터클의 원조격인 히치콕의 <새>(1963)는 지금 보면 다소 촌스러운 특수효과가 여전히 놀라운 공포효과를 유발하는 수준급의 고전이다. 이 말이 <새>의 기술력에 대한 폄하로 들려선 안 되겠다. 히치콕은 진짜 새와 기계 새를 총동원하여 ‘온갖 잡새가 날아드는’ 전대미문의 이미지를 합성해냈을 뿐 아니라, 거기서 발견될 ‘옥에 티’
글: 정승훈 │
2004-05-21
-
[도서]
지구 평화의 그날까지, 오늘도 전학이다, <불꽃 전학생>
태어나서 한번이라도 전학이라는 걸 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심장이 요동치는 경험인지 잘 알 것이다. 낯선 학교에서 텃세를 부리는 아이들, 말투 하나로 꼬투리를 잡혀 얻게 되는 별명, 전혀 다른 교과서를 새로 배워야 하는 괴로움…. 그러나 뜻밖의 기회를 잡아 이전 학교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오늘부터 우리는&g
글: 이명석 │
2004-05-14
-
[도서]
만화방과 만화웹진을 착각하지 마라
대형 포털 사이트의 만화서비스‘다음’(www.daum.net)에서 만화를 서비스한다는 사실을 꽤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들어가보지 않았으면서도 무언가 ‘창작만화’를 서비스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2003년에는 준비한 국제세미나의 웹 캐스팅을 부탁하기도 했다. 당연이 무산되었지만, 나는 그때 왜 무산되었을까 의심하지도 않았고 다음의 만화코너에 들어가볼 생각도
글: 박인하 │
2004-05-07
-
[도서]
문화번역으로서의 현대 중국영화 읽기, <원시적 열정>
원시적 열정(primitive passions)? 새로운 기술이 전통문화의 기호를 대체하는 때, 넓게 말하면 역사와 문화의 변혁기에 등장하는 것이 원시적 열정이다. 여기에서 ‘원시적’이라는 말은 어떤 권위를 가진 기원 혹은 낙후된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원시적 열정이란 잃어버린 순수한 기원 혹은 뒤처진 어떤 것으로서의 원시적인 것을 되찾으려는 열정이다.
글: 표정훈 │
2004-05-07
-
[도서]
꺾어진 인생, 바닥을 쳤다,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최강전설 쿠로사와>
초등학생들이 친구를 왕따시키는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고, 학교장은 책임추궁에 못 이겨 자살하고 말았다. 모두에게 깊은 상처가 되는 일이었겠지만, 인생의 10%를 갓 넘긴 사람과 70%를 넘게 산 사람에게 그 무게는 달랐을 것이다.44살의 건설회사 작업반장 쿠로사와는 인생의 절반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내로라 할 만한 재산도
글: 이명석 │
200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