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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배고픈 민중, 웃음의 배를 불리다
청년 시절부터 시를 읽고 또 쓰기를 좋아했던나는, 급기야 영화의 주제가 가사를 직접 짓기에 이른다. <청춘사업>의 주제가 역시 가슴속에오래도록 담겨진 한편의 시가 저절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노래를 불러준 심성호의 목소리도 좋았다. <청춘사업>과 <주책바가지>가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나는 새로운 코미디 형식에 도전해보기로 했
200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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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참웃음’을 주련다
영화를 시작하던 당시, 내가 손대지 않은 장르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 미스터리, 액션, 멜로, 호러, 코미디 등의 다양한장르와 국경을 넘나드는 소재의 선택은, 감독으로서의 자아를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스승 홍성기의 흥행감독에 대한 압박감을 익히봐온 터라 인기를 염두에 둔 장르 고집은 내게 없었다. 이렇듯 장르와 장르 사이를 마음껏 종횡무진하던
200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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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반공전쟁영화의 설계사
탁월한 개인 혹은 한명의 영웅이 등장하여 전세를 뒤엎는 전쟁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짜증이 인다. 그 주인공을 중심으로모든 것이 희화화되어 한낱 만화에 불과한 허섭쓰레기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종의 베트남전 후일담이라고 할 수 있는<람보> 시리즈가 꼭 그렇다. 리얼한 전쟁영화란 잔혹한 증언이다. 거기에는 전쟁의 참상과 광기
200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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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페르소나를, 잃다
<에밀레 종>(1961)을 만들 때의일이다. 의정부 끝자락에 위치한 망월사라는 절이 촬영장소였는데, 카메라와 그에 딸린 발전기가 워낙 무거워 절까지 갖고 올라가는 게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니었다. 그때 촬영부의 최재형이라는 덩치 좋은 스탭이 짐을 떠맡게 되었다. 그는 한참을 씰룩대며짐을 옮겨놓더니 다짜고자 “어떤 xx가 이딴 장소를 헌팅했어?”라
200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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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정통사극을 완성한 전방위작가
한 작가가 150편에 육박하는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었고,그 영화들을 모두 합친 시간보다 더 긴 분량의 TV드라마 대본을 썼으며, 그와는 별도로 100권을 훌쩍 넘는 저서들을 남겼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그 100여권의 저서들 역시 단일한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집·대하소설·역사에세이·평론집·희곡·시나리오집·작법서 등 이른바 문학이라일
200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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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멜로가 일군 한국영화 르네상스
광복의 감동을 일제하의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그린 <별아 내 가슴에>(1958)는 당시 <서울신문>에 절찬리에 연재되던 박계주의장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홍성기는 이 영화에서 김지미를 처음 만난다. 김지미는 김기영 감독의 <초설>(1958)에 출연하면서 조금씩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중이었다. 김 감독의 추천으로 그녀를 기용하게
200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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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한국절 멜로를 싹틔우다
1950년부터 3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은 남북한을 막론하고 한반도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쨌거나 계속 살아가야만 하는 법. 50년대 중후반은 폐허와 절망 위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려 안간힘을 쓰던 고난의시대였다. 유두연은 이 전후재건기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다. 영화는 이 궁핍했던 시대에 대중의 마음을
200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