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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고전이란 이름표에 맞게 자막 지원, <내일을 향해 쏴라: 소장판>
조지 로이 힐의 영화는 언뜻 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두 작품군으로 크게 나뉜다. <슬로터하우스 파이브>나 <가프>처럼 쉽사리 장르를 규정지을 수 없는 스타일에 그만큼 독특한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곧잘 만드는 그는 고전 할리우드 장르영화를 그만의 스타일로 변주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후자에 속하는 <스팅>과 <내일을 향
글: ibuti │
200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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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25년 전 누아르, 다시 보니 훌륭하네, <보디 히트>
<보디 히트>는 사반세기 전에 한국에서 개봉됐던 영화다. 필자처럼 변두리 극장에서 누더기가 된 영화를 본 사람에게 <보디 히트>는 그렇고 그런 에로틱 영화로 남았을 게다. 하지만 <보디 히트>는 가장 훌륭한 현대 누아르 중 한편으로 꼽히며, 감독으로 데뷔한 로렌스 캐스단과 영화배우로서 무명에 가까운 시절의 윌리엄 허트와 캐서
글: ibuti │
200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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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마릴린 먼로에 의한, 마릴린 먼로를 위한, <7년만의 외출: 특별판>
<7년만의 외출>은 오로지 마릴린 먼로의 영화다. 원작 브로드웨이 무대의 주인공 톰 이웰은 물론 거장 빌리 와일더의 이름도 그녀 앞에선 지워진다. 그런데 ‘지하철 송풍구 위 먼로’의 그 유명한 자태가 영화엔 그대로 안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검열로 인해 다른 많은 대사, 장면과 함께 제한받았던 송풍구 장면은 뉴욕 현장 촬영분이 아닌
글: ibuti │
200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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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커피와 담배가 없는 삶은 괴로워, <커피와 담배>
함께 마시는 커피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만다. 열살 때 훔쳐 피운 첫 담배를 기억하는 자무시는 담배와 커피없는 삶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이다. 자무시가 1980년대에 시작한 <커피와 담배> 연작은 보지 못한 영화광에게 한때 전설로 통하던 영화였으니, 그가 기발표작을 손보고 새로 찍은 장면을 더해 장편영화 <커피와 담배>를
글: ibuti │
200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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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지그재그 삼부작의 체리향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컬렉션>
남자가 비디오와 DVD 중 어느 매체를 선택할 건지 묻자, 다른 남자는 그릇에는 관심이 없다고 답한다. 마르코 벨로키오의 신작 <웨딩 디렉터>에 나오는 한 장면은 홈비디오의 오랜 화두를 떠올리게 한다. 때마침 그 화두를 다시 꺼내게 만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컬렉션> DVD가 출시됐는데, 그 시기가 공교롭게도 차세대 홈비디오 매체
글: ibuti │
200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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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카포티 원작의 생생한 영화적 재현, <냉혈한>
1959년 11월의 일요일, 600km를 달려온 두 젊은이가 쏜 네발의 총성은 캔자스에 살던 한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다. <냉혈한>은 그 사건의 기록인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영화화한 것이다. 책이 출판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가 진행됐으니 제목과 반대로 사건의 더운 피가 흐를 때 찍힌 셈이다. 원작의 방대한 분량과
글: ibuti │
200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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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미로에서 벗어난 가족 트라우마, <스위트 룸>
두개의 시간, 성공하고 싶은 두명의 여자, 동화와 쇼비즈니스 세계 사이를 흐르는 <스위트 룸>은 아톰 에고이얀의 야심찬 시도다. 그러나 <스위트 룸>은 알려진 바와 달리 왕년 인기인의 살인미스터리가 아니다. 거기서 멈췄다면 영화는 제목대로 진실이 자리한(lies) 장소이자 진실을 속인(lies) 스위트 룸이란 공간을 맴돌다 끝났을
글: ibuti │
200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