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마시는 커피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만다. 열살 때 훔쳐 피운 첫 담배를 기억하는 자무시는 담배와 커피없는 삶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이다. 자무시가 1980년대에 시작한 <커피와 담배> 연작은 보지 못한 영화광에게 한때 전설로 통하던 영화였으니, 그가 기발표작을 손보고 새로 찍은 장면을 더해 장편영화 <커피와 담배>를 완성한 건 당연한 결과다. 잘난 체하는 찌질이들이 이름을 먼저 대고 싶어 바쁠 정도로 유명인들이 줄줄이 나오는 <커피와 담배>는 일견 안전한 소품이다. 그러나 영화를 지탱하는 건 바탕에 깔린 격자무늬의 견고함이며, 마지막 에피소드의 정적은 <커피와 담배>가 얕보기 힘든 상대란 걸 증명한다. 건강에 나쁘다는 카페인과 니코틴을 절친한 삶의 동반자로 대하는 <커피와 담배>는 금연을 결심한 사람에게 악마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조심하길. 장편 작업을 위해 손을 보긴 했으나 에피소드간 화질의 편차는 어쩔 수 없는데, 결과물의 DVD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늘거리는 농담 같은 부록들- ‘탁자 위의 풍경’(4분), 빌 머레이 아웃테이크(1분), 테일러 미드 인터뷰(4분)- 도 영화에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