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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속으로 다가가는 걸음을 따라, <아주 특별한 손님>
<여자, 정혜>를 보다 ‘그녀의 아픔을 당신이 어떻게 알아?’라고 묻고 싶었다. 여성의 내밀한 트라우마에 다가서려는 남자가 왠지 괘씸하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이후 이윤기는 여성드라마 작업을 계속해왔고, 이쯤에서 무례에 대한 용서를 빌어야겠다. 비록 그의 영화가 여성에 대한 성찰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상으로 욕망되지 않는 <여자, 정
글: ibuti │
200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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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감있는 주제와 뛰어난 장르영화의 결합, <폭력써클: 특별판>
<폭력써클>의 폭력은 징글맞다. 특히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2번의 전율로 시작하는, 7분간의 당구장 집단난투 장면에서는 ‘그만!’이라는 말을 몇번이나 내뱉고 싶다. 이미 10대를 떠나보낸 게 다행이라는 비겁한 생각까지 들 즈음, 박기형이 왜 아름다운 남자아이들을 폭력의 대리전에 끌어들였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폭력써클>은
글: ibuti │
200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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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가족’의 일상, 구질구질해도 짠해~ <다섯은 너무 많아>
<마이 제너레이션>을 보다가 사채업자를 연기하는 시큰둥한 표정의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감독에게 물어보니 수학선생인데 단편영화도 찍는 사람이란다. 그의 작품이 궁금하던 차에 보게 된 <다섯은 너무 많아>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선하고 유쾌하며 따뜻한 작품이다. 겨울방학 중 20일 동안 19회차 촬영 끝에 완성했다는 <다섯은…
글: ibuti │
200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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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처럼 끝내지 못한 두 사람의 마음은? <좋아해>
봄. 17살 소년 요스케. 음악에 막 빠진 소년의 기타는 매일 같은 멜로디를 반복했다. 17살 소녀 유. 소년이 기타를 연주할 때면 소녀는 멀찌감치 앉아 같은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가을. 음반 영업사원인 34살 요스케 앞으로 34살 유가 찾아와 오래된 멜로디를 연주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노래뿐 아니라 가슴속에 숨겨둔 말을 끝맺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글: ibuti │
200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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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가 사수한 신념을 보라,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06년에 세계 영화계를 흔든 인상적인 전쟁영화 두편은 사실 장르영화와 멀리 위치한 작품이다. 굳이 두 영화의 공조를 역설하고픈 건 혹시 있을 법한 부당한 평가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스타일 면에서 켄 로치 영화로서도 새로울 게 없으며, 유머라는 로치의 미덕을 제거한 무뚝뚝한 얼굴로 지루한 민족주의
글: ibuti │
200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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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향수가 느껴지는 음악을 들어볼까, <라디오 스타>
매번 정치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술술 받아들여지는 게 이준익 영화의 매력이다. 흥하는 자와 망하는 자, 권력을 쥔 자와 가져본 적 없는 자 사이에 기원을 둔 긴장이 오롯하건만 어지러운 투쟁의 노선을 취하지 않는 그의 영화는 까칠하거나 뻣뻣하지 않다. 그의 영화의 대중적 힘은 바로 거기에 있는 건지도 모른다. <라디오 스타>에 나오는 방송국의 상하
글: ibuti │
200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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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진실을 마주한 소년의 성장통, <오징어와 고래>
지식인 부모의 이혼과 아이들의 정신적 혼란. <오징어와 고래>가 굳이 1986년이란 시간으로 돌아간 건 영화가 1980년대 영화에 어울릴 법한 주제를 다뤄서라기보다 그 즈음 유명 작가·영화평론가인 부모의 이혼을 겪은 노아 바움바크의 개인적 기억과 관련되어서다. 아이는 물론 부모도 역시 이혼 뒤 새로운 인생수업을 시작한다. 큰아이는 학예회에서 사
글: ibuti │
200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