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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귀여움에 대하여
커다란 눈, 갸우뚱거리는 표정, 보들보들한 솜털로 덮인 짧고 통통한 몸에 만화처럼 큰 머리. 강아지와 병아리와 아기곰, 아기코끼리, 동물의 새끼들은 모두 귀엽다. 내 새끼가 아니라도 고슴도치 새끼조차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새끼들은 왜 귀여울까? 꽃들은 왜 예쁠까? 이런 질문이 어디 있어. 새끼니까 당연히 귀엽게 느껴지는 거지, 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겠지
글: 김형태 │
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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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가벼움에 대하여
중력에 짓눌려져 땅 위에 붙박힌 우리 몸뚱이는 무게를 가진 존재이다. 반면에 상상력의 세계는 질량 0의 비물질의 세계로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삶 속에서 의식과 관념과 사상과 생각은 65kg 몸뚱이보다 더 무거웠다. 인류는 그렇게 무거운 몸뚱이에 그보다 더 무거운 관념을 쌓으며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청동기에서 철기시대를 거쳐, 다시 석유화학
글: 김형태 │
200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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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교양(敎養)에 대하여
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 고 말하자면,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기성세대의 권위에 도전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권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에 대한 몰이해로 시작되는 걱정은 잉카유물에서도 그 기록이 발견된다고 하니 ‘요즘 아이들 걱정된다’는 말은 인류의 전통이라고 할 만하다. 만, 오늘날의 문제는 단순히 버르장머
글: 김형태 │
200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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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아름다움에 대하여
요즘은 ‘아름답다’는 표현을 실생활의 대화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정작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운 것을 보기 드물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그 표현을 쓸 일이 적어졌기 때문일까. 대체로 우리가 즐겨쓰는 감탄사들은 “멋지다. 끝내준다. 죽인다. 섹시하다. 장난 아니다” 이런 수준인 듯하다. 돌이켜보니 역시 ‘아름답다’라고 말해야 할 경우를 굳이 저렇게 과격하고 거칠게
글: 김형태 │
20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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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존경심에 대하여
최근 한 국제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가장 낮은 나라가 한국이란다. 아직도 버스에서 자리를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한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선배대접을 하고,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형, 언니, 누나,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제 가족과 다름없이 부르는 이 동방예의지국의 젊은이들이 더이상 어른을 존경하지
글: 김형태 │
200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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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외로움에 대하여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이 작은 행성 지구는 일종의 유배지와도 같다. 반경 몇 십 광년인지 몇 백 광년인지 아무튼 근처에 서로 외로움을 달래줄 다른 지적 생명체 하나 찾을 수 없는 이 외로운 별은 인간을 더욱 외롭게 만든다. 어쩐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광경이긴 해도 으슬한 고독이 느껴지곤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아주아주 오래된 우주
글: 권은주 │
200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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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우아함에 대하여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은 당대의 다른 인상파 화가들이 빛에 집착하고 있을 때 사물의 본질적인 형태에 대해서 연구했다. 세상의 모든 형상을 이루는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공간 공식을 성립한 업적으로 그는 오늘날까지도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는 깊은 통찰을 통해 ‘자연은 원구, 원뿔, 원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정의했다. 이것을 다시 풀이해보면 ‘자연의
글: 김형태 │
200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