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 고 말하자면,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기성세대의 권위에 도전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권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에 대한 몰이해로 시작되는 걱정은 잉카유물에서도 그 기록이 발견된다고 하니 ‘요즘 아이들 걱정된다’는 말은 인류의 전통이라고 할 만하다. 만, 오늘날의 문제는 단순히 버르장머리가 없거나, 용납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가 사회적 가치관을 위협하는 따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교양’이 없다는 것이다.
교양이란, 인류역사와 경제사회와 교육수준에 적절히 대응하는 문화에 대한 이해력과 축적된 지식과 실천능력이다.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보편타당한 기본 가치관과 상식을 갖추고, 문화·예술·철학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소양을 체득하고 있음으로 상대적인 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며, 그런 인격소양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의 문화수준이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필요한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예술과 철학, 과학과 종교, 윤리와 역사 등 다방면의 폭넓은 지식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교양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윗사람에 대해 예의가 없거나 공중도덕 의식이 떨어진다는 것 이상의 중대한 문화적 몰이해, 몰상식을 말한다. 교양의 미달은 세대간, 혹은 민족간, 타 문화간의 몰이해와 반목을 불러오고, 반목은 고립을 초래하므로 교양이 없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고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에서 문화적 고립이란 진화적 퇴행이며 경제적 고립이다.
특정 세대가 교양이 없다면 그 사회에서 문화적, 경제적으로 고립되고, 한 세대가 고립된 사회는 문화적, 경제적 패러다임의 단절로 인한 장기불황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체육, 음악, 미술, 작문 시간이 없는 이상한 고등학교를 거쳐 취업준비에만 급급한 직업교육 대학을 나온, 교양이란 단어조차도 생소할 우리네 ‘요즘 아이들’은 사상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60만명에 육박하는 청년실업 문제는 경제문제 때문이 아니라 교양교육 부재의 후유증이다. 또한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만성적으로 경제불황의 공포에 시달리는 나라는,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의 원조 일본이나, 기본적인 세계사 교육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미국이나, 빈곤을 이유로 교양교육을 포기한 빈민국들이다. 교양교육이 없기로는 우리도 예외는 아닌 듯하니 경제불황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교양이란,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 축적되어진, 범인류차원의 수준 높은 삶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다. 요즘 유행어로 웰빙이란, 다름 아닌 교양을 갖추는 것일진저.글·그림 김형태/ 무규칙이종예술가 www.theg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