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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여자가 가져야 할 적절한 페티시즘의 예
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에로영화를 자주 본다. ‘임에도 불구하고’란 말이 스스로도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난 성별과 에로 취향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는 에로티시스트다. 또 에로영화에 대해 대단히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어서 ‘노모’나 ‘엑기스’ 등을 키워드로 영화의 명장면(?)이 아니면 자위가 잘 되지 않는다. 에로영화를 보는 이유는 하나다. 외로워서.
글: 권리 │
200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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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세상을 보는 흐리멍덩한 눈
김지운 감독의 <숏컷>을 읽다가 재밌는 내용을 발견했다. 서유럽을 여행하면서 그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이 완전히 맑게 풀린 서양인들의 ‘눈’이었다는 것이다. 우연찮게 <Pale blue eyes> 라는 노래도 생각나고, 과거에 만난 서양 친구들의 흐리멍덩한 눈도 떠올라 모처럼 깔깔 웃었다. 동시에 서양인들은 한국인들과는 차원 다른 교육을
글: 권리 │
200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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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것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은 올바른 것일까? 무쓸모 의심은 무쓸모 행동을 낳았다. 몇해 전 누군가가 “뉴욕에서는 ‘호모’라는 말이 쿨한 말이 됐대”라고 말하자, 나의 언어생활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호모”라는 말을 쓰기가 다반사. 처음엔 이랬다. 한국사회의 언어생활이 그래도 교정돼서 상식이 있는 사람과 매체라면, 더이상 ‘호모’라
글: 신윤동욱 │
200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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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호기냐, 오기냐
부모님은 늘 내게 겸손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말 안 듣는 아이였던 나는 자신 있게 “예!”라고 짧게 대답한 뒤 오만하게 까먹어버렸다. 그 말씀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던 내게 세상이 부모님 대신 벌을 내렸다. 원하는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태백’으로 지내며 주변에 민폐를 끼치게 된 것이다. 날 알아
글: 권리 │
200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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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반려물건(伴侶物件)
나에게 반려동물(伴侶動物)은 없지만 반려물건(伴侶物件)은 있다.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빨간색 엠피스리(MP3) 플레이어, 그것이 언제나 내 곁을 지키는 반려물건이다. 우리는 2006년에 만났다. 그해 최고의 구매는 MP3였고, 최악의 구매는 디지털카메라였다. 그리하여 서른다섯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정말로 사랑한 것은 역시나 음악이었다고, 소리에 매료
글: 신윤동욱 │
200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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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꿈을 피우다
거대한 코끼리 세 마리가 나타나 친구를 납치해가는 꿈을 꿨다. 혹시 태몽이 아닌가 싶어 친구에게 물어보았지만 남편이 한달간 출장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며칠 전 서점에 갔던 일이 떠올랐다. 독일의 한 꼬마가 코끼리와 함께 찍은 화보집을 보았는데 아무래도 그때의 인상이 무의식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코끼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꿈을 자주,
글: 권리 │
200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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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노 땡큐, 크리스마스 선물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12월25일, 하루 종일 외로워도 슬퍼도 울리지 않던 나의 휴대폰이 저녁 6시 마침내 울렸다. 드디어 나를 찾는 님이 계시군, 허겁지겁 수화기를 들었지만 짐짓 무심한 목소리로, “네”, “저… 고객님, 오늘 타이에서 물건 사셨어요?” 마음은 타이에 있지만, 몸은 서울에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친절한 카드회사 상담원은 “방
글: 신윤동욱 │
200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