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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성난 얼굴로 상처를 돌아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똥파리>의 뜨겁고 정직한 에너지가 상투적일 수 있을 이야기마저 진짜 삶의 일부로 끌어안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가? <똥파리>를 다시 보며 나는 처음 봤을 때에는 단순히 지나쳤던 문제들에 주목하게 되면서, 좀 이상한 말이지만, 이 영화의 상투성을 상투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글: 남다은 │
200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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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이 지독한 결말의 강박
*스포일러 있습니다.
도시적 삶은 탐정을 만든다. 샘 스페이드나 필립 말로우는 비에 젖은 도시의 밤, 범죄와 욕망의 혼돈상이 만들어낸 표상이다. 사립탐정은 양차 대전기 부상하는 부르주아 계층 사생활의 권리에 봉사하던 법의 사적 대리인이었다. 비도덕적 국가와 타락한 도시란 탐정의 탄생에 필수적 요소다. 사립탐정이란 국가권력 공백의 은유이자 문란한 부르주아
글: 송효정 │
200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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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도착적 러브스토리만 강화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이하 <더 리더>)에 대해선 칭찬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아카데미 수상은 물론이고, “고통의 역사에 구경꾼의 역할을 묻다”(<씨네21> 695호, 김용언)라는 장문의 찬사나 697호 전영객잔 김소영의 평문은 모두 영화의 정치적인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아카데미 수상이야 상관없지만, 두 평문의
글: 황진미 │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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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신파도 아닌, 잔혹사도 아닌
1.“나의 외가 어른들은 좌익 계열이었다”고 손자뻘 되는 감독은 담담하게 말한다. 이런 식의 영화에는 두 가지 함정이 도사리게 마련이다. 한편에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의 민주주의에 관한 어설픈 사회적 성취를 암암리에 누리려 드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봉쇄하는 것이 더 나을 무섭고 아픈 기억을 무차별적으로 노출하여 막연한 휴
글: 이창우 │
200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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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거세당한 제국은 누가 위로해주나
<왓치맨>은 닉슨이 3선에 선공한다는 가정 아래 1980년대 냉전 시대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화가 힘들다던 복잡한 내용의 원작을 대체로 잘 살렸다는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지만(난 원작 만화를 읽지 않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힘들다), 분명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의 각색을 포기한 데서 오는 시대착오적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글: 안시환 │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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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브뤼겔을 향한 강한 오마주
*스포일러 있습니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며 피터 브뤼겔의 <게으름뱅이의 천국>, 혹은 <장님들의 추락>을 떠올린 적이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를 보면서도 그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플롯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무척이나 골몰했고, 그 영화의 몇 장면들은 스스
글: 이지현 │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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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호메로스의 영웅처럼 숭고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분노의 주먹>의 첫 장면을 떠올렸다. 사각의 링에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가 추락의 길을 걷는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주인공은 유사한 인물이지만 자신의 몰락에 대처하는 방식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더 레슬러>는 퇴물 레슬러 랜디 램(미키 루크)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램 잼’을 하기 위해 로프
글: 이현경 │
2009-03-19